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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6자회담 놓고 신경전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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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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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추가 금융제재 조치가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6자 회담 재개 문제를 놓고 당사국들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꾸준히 6자 회담을 재개하자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분명하다'면서 쉽사리 회담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국제 사회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한반도 정세는 6자 회담이 재개되기까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국내외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지난 2일 인도네시아를 방문, 마티 나타레가와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6자 회담에 복귀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나타레가와 장관은 박 외무상과의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6자 회담에 기꺼이 복귀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면서 "조만간 모든 당사자가 대화(협상 프로세스)에 복귀하지 않으면 사태가 제어 불가능한 상태로 전개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이 나온 직후 "6자 회담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일관하게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 등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천안함 사건의 후폭풍에서 벗어났다는 판단 아래 6자 회담을 통해 실익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회담 재개 요청에 대해 지속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와 대북제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로버트 아인혼 미국 대북제재 조정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6자 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 "회담을 위한 회담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에 북한은 구체적으로 (비핵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비핵화에 대한 약속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나온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압박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대북 제재의 궁극적인 목적이 북측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데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중국 언론은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압력에 반발한 돌출 행동으로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사는 3일 "지난 2005년 9월 미국이 시행한 대북 금융조치에 맞서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한 전례에 비춰 이 같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한·미 연합훈련과 대북조치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가져올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한국과 미국, 북한의 갈등이 깊어질 경우 한반도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shiwal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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