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이 광범위한 영업망을 활용해 방카슈랑스 실적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보험료를 한번에 지급하는 일시납 비중이 높아 실속은 못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나·기업은행은 보험료 총액에서 뒤지고 있지만 월납 비중을 꾸준히 높이면서 안정적인 수수료 이익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저축성 및 변액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은 7854억원의 초회보험료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7391억원, 우리은행은 3050억원 수준이었다.
문제는 일시납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매월 거둬들이는 초회보험료 중 일시납 비중은 93~96%에 달한다.
일시납이 많으면 수수료가 줄어들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시납의 경우 월납보다 총 납입보험료가 적다"며 "일시납으로 낼 경우 보험료 일부를 할인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납입보험료가 줄어드니 은행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착실하게 월납 비중을 높이면서 실속을 챙기고 있다.
월납과 일시납을 합친 초회보험료 기준(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한국씨티은행 등 7개 은행 포함)으로 국민은행의 시장점유율은 35% 수준이다. 이어 신한은행(26%), 하나은행(14%), 우리은행(11%), 기업은행(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월납 환산 초회보험료(MCP)를 적용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MCP는 매월 들어오는 평균 보험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월납 초회보험료에 일시납 보험료의 120분의 1을 더한 수치다.
MCP를 기준으로 하면 국민은행의 점유율은 30%대 초반으로 떨어진다. 신한은행(14%)과 우리은행(9%) 점유율도 초회보험료 기준보다 낮았다. 반면 하나은행은 16%로 높아졌고 기업은행은 13%로 껑충 뛰었다.
한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담당자는 "보험사는 월납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은행 방카슈랑스의 경우 고액자산가 등을 상대로 일시납 상품을 파는 경우가 많다"며 "일시납을 월납으로 적절하게 환산한 MCP를 적용해야 판매 실적과 수수료 간의 상관관계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초회보험료 실적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훨씬 적지만 MCP는 비슷하다"며 "이는 전체 보험료 중 월납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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