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태국 154만 명, 싱가포르 46만 명, 인도 27만 명, 한국 2만7000명. 2008년 국가별 해외환자 유치 성적표다. 일찌감치 의료관광에 눈을 돌려 핵심 산업으로 키운 국가들과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의료관광 선두주자는 단연 태국을 꼽는다. 의료와 관광, 쇼핑까지 결합시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아시아의 의료 허브를 꿈꾸는 태국은 2004년엔 의료수도 전략을 발표하며 앞서 간다. 국제적 수준의 병원육성도 박차를 가했다. 벤치마킹을 하기 위한 의료탐방단까지 찾는 파타야 방콕병원, 라용 방콕병원 등을 보유하면서 보건서비스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한다.
태국은 부유한 국가의 고령층을 타깃으로 간호와 간병서비스에 주력하며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아시아의 경쟁국에 비해 서비스와 가격 면에서 비교우의가 있다는 평가다. 그들은 ‘아시아 웰빙 수도’를 목표를 세우고 스파 산업도 매해 20-30%씩 성장시키고 있다.
저렴한 의료비용을 내세우며 의료관광시장에 뛰어든 인도. 첨단 의료시설과 국제적 수준의 의료서비스, 숙련된 의료진, 대기시간 없는 신속한 진료가 무기다.
인도정부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에겐 1년간 유효한 M(메디컬)비자와 동반자 2명도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치료를 수출로 보고 재정지원 혜택도 병원에 제공한다. 지난해부턴 첸나이에 위치한 특별경제지대에 145만㎡에 달하는 메디컬파크도 짓고 있다 .
싱가포르는 1997년에 의료, 관광분야 등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건강산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의료와 관광을 결합시켜 2004년 외국인 환자 27만 명을 유치하고 4년이 지난 후엔 46만 명까지 늘린다.
국내사정은 어떨까. 정부는 지난 해 5월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를 지정한다. 또 같은 달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 유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개정해 시행했다.
아직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보건복지위, 안양동안 을)이 지난 6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 의료 환자를 유치하겠다고 등록을 한 의료기관 1380개 중 63%인 872개가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해외 의료 환자 유치 사업 취지는 의료기관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일부 국가에 편중된 해외 의료 환자 유치 채널을 다변화하고 실적이 많은 기관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훈 한라병원 대외협력 본부장은 "정책적 배려가 부족하다"며 "제주도로부터 의료관광선도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지원은 해외설명회 참가비용이 고작"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아직 의료시장은 성형 미용 등 기초의료시장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우리처럼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진료시스템을 갖춰야 공략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시장인 중증시장은 미개척지"라고 기대했다.
kjt@ajnew.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