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찬바람에 증권사들도 골치를 썩고 있다. 부동산 관련 자산의 장부가액이 축소되는가 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패 등으로 손실이 불가피해지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증권사들의 2009회계연도(2009.4.1~2010.3.31)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07년부터 투자해 온 '칸서스사할린부동산투자신탁1호'로 20억원 손실을 봤다. 장부가액이 하락한 탓이다.
지난 2007년 펀드설정 당시 102억원에 달했던 장부가액은 현재 80억원으로 22%나 뚝 떨어졌다. 이 펀드는 러시아 사할린 인근지역 개발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 부동산 경기 추락으로 손실을 냈다.
현대증권도 지난해 '현대경매부동산일호투자회사'의 장부가액이 5억원에서 2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공정가액(주당순자산가액 반영)도 15억원에서 7억원으로 절반이상 줄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총 3개 부동산관련 펀드 중 2개가 부진한 수익을 내면서 장부가치가 하락했다. '맵스프런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1호'는 2009 회계연도 기준 장부가액이 516억원으로 전년 640억원보다 19% 줄어들면서 누적손익이 258억원에서 133억원으로 줄었다.
'미래에셋맵스인디아프런티어사모부동산1호'에서 장부가액이 전년비(549억원) 24%줄어든 417억원으로 평가되면서 누적손익이 124억원에서 18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유일하게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사모부동산24호'는 장부가액이 94억원으로 전년 93억원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누적손익은 전년에 이어 여전히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인 미래자산운용도 '맵스프런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1호'(지분 58%)가 218억원의 손실을 안겨줬다. 또다른 계열사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부동산 관련 펀드(18개)의 수탁고만 1년새 400억원이 유출, 현재 1조4477억원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 2008년 부동산 개발 및 시행 사업을 위해 설립된 미래에셋디앤아이(D&I)를 지난해 3월 미래에셋컨설팅에 흡수합병했다.
대신증권도 약 6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대신자산운용의 400억원 규모 미국 부동산 개발사업이 최근 일시 중단되면서 손실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올초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패로 5개 저축은행이 소송을 제기, 190억여원을 배상해야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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