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손고운 기자) 은행권이 연일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의 금리 격차가 벌어질 경우 저축성보험의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 생보사들의 공시이율은 평균 4.9%대로, 지난달에 비해 이율을 올린 회사는 kdb생명과 AIA생명 두 곳뿐이다.
공시이율이 연 4.6%로 가장 낮았던 kdb생명은 연 4.7%로 올렸으며, AIA생명이 연 4.7%에서 4.75%로 0.05%포인트 인상하는데 그쳤다.
이에 보험권에서는 저축성보험의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이후 은행 및 저축은행들은 일제히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 공시이율은 은행과 금리산정 방식이 달라 금리 인상분이 적용되는데 시간이 걸린다. 공시이율은 국고채, 회사채, CD금리, 통화안정증권의 수익율과 1년정기예금이율의 직전 3개월 평균치로 결정된다. 금리 인상분이 적용되려면 적어도 3개월은 지나야한다는 뜻이다. 또 인상된다 하더라도 그 폭이 은행에 비해 미미할 수밖에 없다.
단기상품인 은행예금과 장기로 운용되는 저축성보험은 가입목적에 차이가 있어 엄밀히 따지면 비교가 어려운 상품이다. 그러나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을 쫓다보면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이 은행 상품의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연내에 한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이 예견되고 있어 은행과 금리차가 벌어질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이차역마진을 우려해 공시이율 조정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보험사들은 높은 공시이율을 무기로 저축성 보험을 대거 판매해왔다. 그러나 저축성보험은 금리가 높아질 경우 고객에게 지급해야하는 이자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역마진의 위험이 있는 상품이다.
따라서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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