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원화 값이 연일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이 연말께 1100원대에 진입할 거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펀더멘털에 비해 원화가치가 저평가된 데다 남유럽발 위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 환율 불안요소가 진정됐기 때문이다.
5일 한국은행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5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8원 하락한 1166.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5월 19일의 1165.10원 이후 2개월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 7월 3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격은 남유럽발 위기와 천안함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6월 1250원선까지 올랐으나, 환율 불안요소가 진정되며 본래의 하락 기조를 되찾는 모습이다.
환율은 올 들어 하락세를 유지하며 지난 4월에는 1104.10원까지 떨어지며 1000원대 진입을 시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기의 펀더멘탈이 견조하고 대외 투자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평가) 결과가 무난하게 나타났고,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 용인하는 모습이다.
현재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망하는 연말 환율은 1100원선.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거나 외국인이 순매도로 바뀌지 않는 이상 환율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며 "유로화 가치가 회복되고 외국인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어 연말 11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7월 한달 동안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9176억원을 순매수했다. 7월 무역흑자 규모도 사상 2번째인 56억7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정부의 연간 목표치 23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7월 한달동안에만 39.50원 하락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가라앉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있으며 외화유동성이 좋아지고 있다"며 "그리스처럼 디폴트를 겪는 국가가 또 나타나지 않는 이상 원ㆍ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대우·토러스·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한국투자 등 6개 증권사는 특별한 대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환율이 1100원에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1000원대 진입은 다소 힘들 전망이다.
외환당국이 1100원을 환율 하락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어 이 시점에 적극적인 개입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는 "외환당국의 견제가 예상돼 올해 안에 1100원 밑으로 내려가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현재 경기 모멘텀도 환율을 1100원 밑으로 끌고 내려 갈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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