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농심은 ‘한 우물 경영’으로 정평이 나있다. 각 식품사들이 시장이 한계상황에 봉착했으니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하지 않겠냐며 너스레를 떨어도 농심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IMF 당시 대개의 기업들이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자금난에 허덕였던 것과는 달리 농심은 한 우물을 팠던 덕에 넘쳐나는 현금 유동성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기억을 상기해보면 농심의 이 같은 행보는 당연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사업다각화’란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기 또한 쉽지만은 않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 아니지 않는가. 이런데도 농심은 사업다각화에는 도통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눈치다.
사업다각화가 회사정책의 지향점이 아니라면 제품 다양화 전략이 뒤따르기 마련인데 이 또한 그렇지 않다.
흔히들 업계에서는 농심을 ‘소총부대’로 비유하곤 한다. 회사 매출규모에 비해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해 1조8456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엔 2조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영업이익도 작년 1051억원에서 올해는 이를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런데도 신제품 가지수는 손을 꼽을 정도다. 작년 3개에 이어 올 상반기 현재 3개에 달한다. 신제품 대우(?)는 ‘국빈급’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처럼 애지중지한다.
농심 식품 연구개발 산실인 R&BD센터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태어난 신제품들은 화려한 마케팅으로 무장되곤 한다.
농심이 작년에 쓴 TV광고비는 318억원으로 전체 6위에 랭크됐다. 방송광고주 1, 2위인 SK텔레콤(689억원)과 삼성전자(650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식품업계에선 단연 1위다.
농심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농심 둥지 쌀국수 뚝배기’는 기술력을 밑바탕으로 해 회사의 적극적인 배려(?)로 출시된 지 1년도 안돼 초유의 인기제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TV광고 등을 통한 제품 알리기가 이같은 인기질주에 한몫을 했다는 평이다.
이미 70여 개국에 수출돼 전 세계인이 즐기는 한국 정통 쌀면의 대중화를 이끌 첨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 출시된 '미인국수275‘도 TV안방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으면서 벌써부터 히트될 조짐이다. 이 제품은 먹으면서도 체중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와 관련 농심 제품군이 적어 광고물량이 집중될 밖에 없지 않느냐며 농심측 마케팅력을 폄하하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제품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들 소비자에게 먹혀들겠냐며 이는 제품력과 마케팅력이 접목된 결과물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수정예주의로 무장한 농심이 과연 이번엔 어떤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심금을 울릴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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