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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투자확대 나선 우리금융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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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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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매수 기회"…금융당국 신중한 태도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해외 은행 인수에 나서는 한편 지주사 내 보험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투자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주사 경쟁력 확보라는 큰 틀에서 해석할 수 있지만 민영화를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투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 부실덩어리 은행 인수가 해외 경쟁력 강화?

최근 우리금융이 인수를 추진 중인 LA한미은행은 최근 수년새 극심한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07년 6076만 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08년 1억209만 달러, 2009년 1억2228만 달러 등 3년 연속 적자를 봤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788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악화돼 2005년 4.81%에 달했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2.84%로 반토막이 났다. 한때 9%대를 훌쩍 넘었던 기본자기자본(Tier1) 비율은 6%대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이 은행에 2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51%를 매입했다. 향후 경영 정상화를 이룰 경우 미국 서부지역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한미은행의 경영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지분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충분한 규모로 증자를 한 만큼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경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아 조기 회생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적자폭이 커질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우리금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도 이 점을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지분매입 승인을 해주기 전에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재무상태와 향후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모두 살피고 있으며 한미은행의 경영 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돼 있다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한미은행은 리딩투자증권의 대주주인 IWL이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인수하려고 했으나,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실패했다. 우리금융은 PEF에 투자자로 참여하려고 했으나 이후 단독 인수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박대혁 리딩투자증권 부회장은 고대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

IWL은 경영 정상화 이후 우리금융에 한미은행 우선 인수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조건을 수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딩투자증권은 한미은행 지분 9.9%를 보유 중이었으나 인수에 실패하자 지분을 매각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 민영화 고려한 몸집 불리기?

우리금융은 최근 계열사인 우리아비바생명이 추진하는 6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증자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아비바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30% 정도로 금융당국의 요구 수준(150%)에 못 미친다. 그러나 시점이 애매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한 후 다음달부터 인수 대상을 선정하기 위한 절차가 숨가쁘게 진행된다.

금융권 일각에서 우리금융이 민영화를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해외 은행 인수나 계열사에 대한 투자가 모두 필요한 사업이기는 하다"면서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을 사들일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보 관계자는 "한미은행 인수 등은 경영 자율권과 관계된 내용으로 예보가 승인할 사안은 아니다"며 "다만 경영상의 의사결정이 예보와 맺은 양해각서(MOU)나 민영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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