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자금조달 중재안을 삼성물산 등 건설투자자들이 거부했다. 이에 따라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30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8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 사업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과 삼성물산 등 건설투자자들은 지난 6일 열린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롯데관광개발과 KB자산운용, 푸르덴셜 등 3개 출자사가 제안한 중재안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중재안은 건설투자자의 지급보증 규모를 2조원에서 9500억원으로 줄이고 업체별 출자지분에 따라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코레일에 대해선 토지대금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수 있도록 반환채권을 담보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삼성물산 등 건설투자자들은 9500억원에 달하는 지급보증 과다 문제를 지적하며 "용산역세권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은 사업협약, 주주간 협약 등의 정신에 따라 각 주주사별로 그 지분비율ㅚ에 따라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7개 건설투자자에 대해서만 9500억원의이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이러한 협약의 정신 및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코레일은 조건부이긴 하지만 중재안을 받아 들였다. 법규에 위배되는 일부 사안 외에는 경영상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으로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 코레일의 입장이다.
코레일은 대금이 완납되지 않은 2, 3차 및 올해 체결예정인 4차 토지매매계약의 손해배상 예정액(매매대금의 10%)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의 토지대금 및 분납이자에 대해 반환채권 제공에도 동의했다.
그동안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위배돼 제공이 불가능한 토지매매계약의 손해배상예정액(매매대금의 10%)은 코레일이 확약한 시설물 매입과 동시에 민간의 시설물 매입을 통해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건설투자자들이 지금보증에 대해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어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사업은 좌초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발행한 8500억원 규모의 ABS에 대한 이자(128억원) 납부 시한은 다음달 17일. 그 전에 조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은 중단될 수 밖에 없다.
코레일은 이번에 내놓은 중재안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는 20일이 되면 삼성물산에 대한 사업협약 해지의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코레일이 드림허브 이사회 결의를 통해 건설투자자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막판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남아 있다. 삼성물산도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계속해서 협의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코레일과 삼성물산의 극적인 합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사업은 파국으로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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