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단돈 6만원이면 18홀' 제주 골프장의 비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8-09 09:4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단돈 6만원이면 제주 골프장서 18홀을 즐길 수 있다"

지난 달 제주 모 골프장에서 내건 상품이다. 갈수록 이용객이 줄어들자 파격적으로 그린피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1990년대 초반 일본 골프장들을 대규모 도산으로 이끌었던 공급과잉 거품이 제주서도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허가만 얻어내면 회원권 팔아 골프장 짓고 '부킹 전쟁'이란 행복한 고민 속에서 장사하던 좋은 세월도 끝났다는 한숨도 나온다.

제주에서 영업 중인 골프장은 27개. 어디서든 자동차로 1시간이면 골프장을 찾을 수 있는 말 그대로 '골프천국'이다.

반면 골프장 사업주들에겐 '생존전쟁터'가 됐다. 안 그래도 골프장 살림 꾸리기가 팍팍해지는데 경쟁자는 자꾸만 늘고 있는 탓이다. 공사 중인 골프장 4개, 승인절차이행 3개 골프장도 시장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론 34개 골프장이 사활을 걸고 혈전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2004년 10개에 불과했던 골프장이 5년 만에 27개로 늘어난 덕분이다. 계산기를 아무리 두들겨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현실이 됐다.

제주도에서 영업 중인 27개 골프장 가운데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18개 골프장 모두 영업적자를 냈다.

2005년 골프 다이제스트 선정 세계 100대 골프코스로 이름을 올린 핀크스골프장도 최근 2200억 원에 SK네트윅스에 팔기로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했던 탓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한국관광공사도 최고의 입지조건을 자랑하는 중문관광단지에 자리 잡은 중문골프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악화된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전체 이용객수는 늘었지만 '나눠먹기'를 감안한다면 오히려 홀당 내장객수는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최근 제주발전연구원은 분석했다.

지난 2007년에 비해 2008년 내장객수는 154만 6633명에서 170만 9829명으로 10.6% 증가했지만 홀 당 내장객수는 2657명에서 2614명으로 1.6% 감소한 것.

올해 들어선 전체 이용객 수마저 줄고 있다.

올해 1월에만 지난해 대비 16.2% 성장을 보였을 뿐 2월 -12.0%, 3월 -10.3% 등 6월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다.

이상헌 제주도 도시계획과 지역계획 담당은 "도내 골프장 경영이 전반적으로 힘든 상태"라며 "다른 지역 골프장 보다는 요금이 저렴하기는 하지만 항공비용이 추가로 드는 특성상 경쟁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골프장에선 이벤트 등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jt@ajnew.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