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친(親)서민 정책 등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야권 소속 지자체장들의 입장변화 여부를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에 한 차례 설전을 벌인데 이어, 여권이 선점한 친서민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원조는 우리다”며 맞불을 놓으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친서민’ 한발 앞선 與 “포퓰리즘 논란 정면 대응”
친서민 정책 추진은 일단 한나라당이 한발 앞선 모양새다. 한나라당은 7·28재보선 이후 서민정책특위 활동을 본격화하는 등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서민층에 대한 집중 공략에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일각에서 제기된 ‘포퓰리즘’ 논란에 대해서도 “특위 활동은 국가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국민 이익과 서민의 요구를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정면 대응을 불사하고 있다.
이에 당 서민특위는 이달 말까지 의제 선정을 마무리한 뒤 다음 달부턴 서민주거, 재래시장대책 등 산하 10개 소위별 현장 방문을 통해 서민의 목소리를 듣고 당정 조율을 거쳐 이를 정책화한다는 방침. 구체적으로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관행 개선을 통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강화와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 이용 활성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특위 대기업하청구조개선소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이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우수인력을 쉽게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野, 지지층 뺏길까 대응책 마련 부심 “4대강도 양보 못해”
이에 대해 민주당은 “무늬만 친서민”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대안 없는 비판은 당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지난 8일 예정에 없던 회견을 열어 휴대폰 요금 등 통신료 인하, 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 ‘30대 친서민 정책’을 발표한 게 그 대표적 예다. 전 의장은 “정부·여당이 진정 서민을 위한다면 우리가 제시한 정책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국회 검증특위를 설치, 타당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은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최근 한나라당이 야권 소속 단체장들의 4대강 관련 입장 표명을 지렛대 삼아 ‘4대강 사업 굳히기’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민주당은 지난 4일에도 ‘4대강 사업 대안’을 내놓으면서 “금강 정비 사업 내용만 바꿔도 사업비 1300억원을 줄여 서민 생활수준 향상에 쓸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4대강 검증특위 요구는 국토해양위 등 국회 상임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안형환 대변인)라며 응하지 않겠단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에 따른 여야 간 충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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