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이명박 정부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개각이 단행된 지 하루가 지났다.
특히 이번 개각에서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를 비롯해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진수희 보건복지 장관 내정자 3명의 현역 의원이 포함됐다.
이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취임 직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인의 입각 의사를 전달했고, 당청관계 복원에 대한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청와대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당청의 가교역할을 수행할 각 내정자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낼 지 주목된다.
◆ 여권 실세,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 행보는
이번 개각의 발표 즉시 야권은 이 의원의 입각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이 의원은 7·28 재보선 후보 당시 지역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며 “적어도 자신을 뽑아준 은평구민들을 생각하고 선거기간의 발언에 대해 약속을 지키겠다면 지금이라도 특임장관을 철외하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여권의 실세’, ‘정권 2인자’ 등으로 불리는 이 의원에 대한 야권의 견제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만큼 이 의원이 이번 개각에서 가지는 의미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4대강 사업과 개헌논의 등에 박차를 가하고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을 반영하는 것이다.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중앙정치무대에서 물러나 있었음에도 여전히 누구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 의원의 역할이 주목된다.
◆친박 유정복, 계파갈등 가교역할 할까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유정복 의원의 입각은 이번 개각에서 친이(친이명박)계와 대립 중인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분석된다.
‘박근혜의 그림자’로 까지 불리며 친박계에서 핵심역할을 해 온 만큼 친이·친박의 소통로를 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그러나 친박계 당사자 쪽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읽혀 유 의원의 입각이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친박 서병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개각 인사들의 추천과정에서 당정이 협력과 견제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었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고 한 친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친정체제를 구축한 상태에서 유 의원의 입각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 진수희 의원의 입각이 미치는 영향은
진 의원은 “당내 진짜 이재오계는 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하고 다닐 만큼 이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또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을 막아낸 공로를 인정받아 이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만큼 앞서 다양한 장관직 후보 물망에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이 의원이 당선과 동시에 중앙 정치무대로 등장하면서 함께 이름을 올린 진 의원은 이 의원의 활동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향후 전망은
개각 명단에 포함된 인사 중 현직 의원은 이 의원과 유의원, 그리고 진 의원 3명 뿐이지만 넓은 의미에서 정치계 인사로 분류하자면 김태호 총리 내정자를 포함해 8명 중 7명에 달한다.
만큼 이 대통령이 이번 개각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정부가 민심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것으로 보인다.
6·2 지방선거의 패배가 정부의 독선·독주에 민심이 등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 역시 이번 개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아울러 김 총리 내정자와 이 특임장관 내정자를 비롯한 이주호 교과부, 신재민 문화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등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기존 정책 추진의 의지를 확고히 한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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