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성추문으로 불명예 사임한 마크 허드 전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는 관련 여성에게 위자료를 주고 이 문제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AP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허드가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한 HP의 전 여성 하도급 업자와 법적 합의에 도달해 HP에 대한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는 데에 동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허드가 이 여성에게 위로금을 주기로 합의했으나 그 액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이번 합의에는 HP측의 위로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계 제1의 컴퓨터 제조업체 HP는 지난 6일 허드가 여성 거래업자와의 "친밀한 개인적 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비용보고서를 허위 작성했다며 그의 방출 사실을 발표했다.
HP 이사회는 "조사 결과 허드가 이 여성과 외출했을 때 다른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비용보고서에 올려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허드가 그 여성이 제공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돈을 받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드는 경비 지출이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보고서의 오류는 아래 직원이 실수로 그렇게 기록된 것일 거라고 말하는 것으로 한 관계자는 전했다.
HP측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여성은 지난 6월 HP 이사회에 허드의 성희롱 사실을 알렸다"며 "조사 결과 그가 회사의 성희롱 규정을 위반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두 자녀를 둔 기혼자인 허드는 지난 6일 자신의 고결한 기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시인하면서 HP의 CEO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실리콘 밸리 지역 기업의 존경받던 기업인인 허드의 성희롱과 관련한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HP의 주가는 10%나 크게 폭락하기도 했다.
HP는 허드가 회사의 성희롱 관련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으나 그가 회사 행동수칙을 어기는 한편 그 자신의 신뢰성와 고결함을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 여성이 몇 편의 영화와 TV 리얼리티쇼 등에 출연한 여배우 출신 조디 피셔라고 전했다.
피셔는 이날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HP를 위해 일한 것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허드가 이번 일로 사퇴했다는 사실에 놀랐고 슬펐다"며 "(그의 사퇴는) 내 의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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