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고득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1150원선 진입을 눈 앞에 뒀다. 한국 경제의 탄탄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달러화 가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주요 경제전망기관들은 환율이 기조적인 하락세를 유지하며 올해 말 1100원선, 중장기적으로는 900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외환당국도 환율 하락세를 어느정도 용인하는 분위기지만 하락폭이 커질 경우 개입이 불가피해 개입시점 및 강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원·달러 환율, 하락세 지속… 3년 내 900원대
7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는 원화대비 달러화 가치는 앞으로도 하락세를 이을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미국경기 회복 지연으로 원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 흐름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제경제 전망 조사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세계경제전망에서 내년도 원·달러 환율을 1010원으로 전망했다.
2012년에도 하락세가 지속되며 977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지난 2008년 4월 28일 996.60원을 기록한 이후로 약 3년만에 900원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오는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978, 979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국내 전문가들도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거라고 공감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양호하게 나온 데다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늦춰지고 있어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로화 가치가 회복되고 외국인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어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7월 한달 동안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9176억원을 순매수했다. 7월 무역흑자 규모도 사상 두번째인 56억7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정부의 연간 목표치 23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7월 한달 동안에만 39.50원 하락했다.
◆ 당국 개입이 관건… '언제쯤'
환율이 연일 내리막을 그리며 외환당국이 언제쯤 행동에 나설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국은 지난달부터 환율 하락을 어느정도 방치했다. 환율이 지난 7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동안 당국의 직접 개입 움직임 포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하락세가 일정한 방향성을 두고 워낙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이를 가만히 놔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150원선이 뚫리면 당국이 본격적인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1150~1100원선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벌이며 낙폭을 조정한 뒤 심리적 저지선인 1100원에서 적극적인 저지에 나설 거란 전망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는 "외환당국의 견제가 예상돼 올해 안에 1100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현재 경기 모멘텀도 환율을 1100원 밑으로 끌고 내려 갈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최근 당국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파른 하락폭을 조정하는 미세 조정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 FOMC 이후 역외세력들이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도해야 환율이 확실하게 아래쪽으로 향할 것"이라며 "다만 외환당국이 달러 물량을 흡수할 경우 환율 하락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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