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촌진흥청장 인터뷰] "첨단기술 접목하면 농업도 新성장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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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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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이다. 기후변화도 우리에겐 기회다."

김재수 농촌진흥청장은 12일 아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농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농업은 국가 어젠다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역으로서 국가 신성장동력의 핵심이자 경쟁력있는 산업이라고 김 청장은 확신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생물자원과 기술 융복합을 잘 활용하면 농업이 신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에너지 절감 및 대체에너지 생산을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농업에 활용해 농가경영비를 줄이고 가축 분뇨 등 농업부산물을 대체에너지로 개발해 자원화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 청장은 곤충이나 식물 등 생물자원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개발, 기술 융복합화를 통한 바이오 신약, 장기 개발, 한국형 식물공장 실용화 등 농업을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특히 누에고치를 이용해 세계최초 개발에 성공한 인공고막은 간단한 시술과 높은 재생률을 보이고 있다며 자랑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말이면 임상실험을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며 연 2000억원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인공뼈를 개발하면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김 청장은 내다봤다.
김 청장은 또 우리의 선진농업기술을 개도국에 지원하면서 국격도 높이고 있다. 베트남, 미얀마 등 10개국에 맞춤형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케냐, 나이지리아 등 16개국이 참여한 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아주경제 송계신 정치경제사회담당 부국장과 김 청장이 나눈 일문일답.

<대담 : 송계신 정치경제사회 부국장>

-최근 영하 40도의 남극 세종기지 대원들이 신선한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농진청이 지난 1월10일 콘테이너형 식물공장을 남극 세종기지로 보내 설치를 완료했다. 이 식물공장은 이동이 용이하도록 설계돼 있어 영하 40℃의 남극은 물론 사막과 같이 온도가 높은 곳이나 원양어선처럼 선박 등 어떠한 조건에서도 채소재배가 가능하다. 남극에 보내진 소형 식물공장의 크기는 길이 6m, 너비 2.4m, 높이 3m의 컨테이너형으로 내벽을 20cm 우레탄으로 붙여 영하 40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시설이다. 이 시설에는 LED 빛, 수경재배(배양액) 시설 등 채소 기르기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만들어 졌다. 이를 설치한 이후 상추, 쑥갓, 케일, 새싹채소 등 13개 채소를 심었고 현재 1일 1kg 이상을 수확해 먹고 있다.

-식물공장이라고 이름을 붙이신 이유는
△전통 농업의 개념은 땅에서 물, 공기, 햇볕을 이용해 농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것을 말한다. 식물공장은 농경지가 없는 환경에서도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식물을 생산해낸다. 농장보다 공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공산품처럼 채소를 일정하게 제어된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공장의 전망은.
△식물공장은 농업과 주변 첨단기술을 융·복합한 고효율 농업생산시스템으로 LED 등 소재산업의 활성화와 IT·B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실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LED 등 주요 관련 소재의 발전과 더불어 경제성 있는 가격이 형성되면 초기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지열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탈석유 에너지 투입시스템 도입으로 운영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자체 및 민간 기업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로 수년 내에 국내에서도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술의 선점으로 농업여건이 불리한 극·한지 등 해외수출 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이다.

-종자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우리나라 종자산업 수준은 국내 종자시장 규모 5억8000만 달러로 세계 시장의 1.6% 수준이다. 채소종자의 경우 재배면적 감소, 종자품질향상 및 육묘 증가로 종자소요량은 줄고 있으나 가격상승으로 시장규모는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식량작물을 개발 보급하고 화훼·과수작목은 비경제작물을 개발하고 있다. 농진청은 선택과 집중에 의한 수출 대상국별 전용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수출대상국의 수출우위 품목을 선정해 채소류의 무·배추·고추는 중국, 일본에 화훼류의 국화, 장미, 나리는 일본, 네델란드를 겨냥해 선정했다. 주요 수출품목으로는 무 151억원, 양배추 26억원, 고추 25억원, 배추23억원이다. 새로운 시장개척과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자 수출국의 시장조사, 현지 검역조건 및 제도 등 문제해결, 해외품종등록 지원 등 수출지원 패키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종자업체의 국제 종자박람회, 원예박람회 등 적극 참여·지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기술 교류사업이 활발한데 글로벌 협력을 통한 사업 성과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12개국이 모여 지난해 11월 결성한 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AFACI)를 구축했다. 지난 6일에는 가나 등 아프리카 16개국 참여해 만든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KAFACI)를 서울에서 발족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농업기술협력 주도와 국격 제고를 도모했다. 아울러 개도국 농업기술지원을 위한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를 설치했다. 거점센터는 베트남, 브라질 등 4곳, 국가센터는 미얀마, 파라과이 2곳이다. 올해는 필리핀, 캄보디아, DR콩고, 알제리 4곳이 추가될 예정이다.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을 위해 해외인턴 파견도 지난해 65명에서 올해 120명으로 두배 가까이 확대했다. 얼마전 케냐에 파견나간 인턴이 자전거를 개량한 탈곡기를 개발해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KAFACI 발족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KAFACI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아프리카 지역의 농업기술협력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협의체인데 개별 국가별 협력성과를 기반으로 다자간 협의체 구성을 통해 농업분야에서 아프리카 리더국가로 발돋움 하고자 하는 취지다.  우선 농업기술협력으로 아프리카의 빈곤을 퇴치하고자 한다. 세계 빈곤인구 3분의1이 거주하는 아프리카 지역에 우리나라의 농업·농촌 개발 경험과 조기 전수 및 정착 유도를 계획이다.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당당하게 원조를 해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것이다. 다음으로 농식품산업 발전과 식량안보를 위한 상호협력기반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새마을운동, 농촌개발사업, 벼 다수확기술 등 선진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농업이 ’아프리카시장’ 개척의 선봉에 나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렇다. 아프리카의 빈곤탈출과 경제개발에 농업부문이 가장 선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개도국 빈곤퇴치 등 국제사회 기여로 국가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에너지·자원 협력·유전자원 교환 등을 통한 녹색성장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미국의 26분의1, 일본의 6분의1 수준이다. kotra에 따르면 KAFACI로 인해 국가브랜드 인지도 3% 상승해 36조원의 이미지 상승효과를 얻는 것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농업인재 양성 및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내 농과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 대상으로 현지 농업전문분야 지식과 경험축적을 통한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 수출시장 확보 및 한국 식문화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 농업기술의 해외진출로 채소종자, 원예시설, 미생물 신소재 등 국내 민간 농산업 활성화를 이뤄내고 있다. 수요국 현지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한식 세계화 전초기지로도 활용하고 있어 우리 식문화 전파에 의한 한류문화 확산 및 농식품·식자재의 수출시장 확보가 가능하다.

-농진청에서 추진한 한식세계화를 위한 주요 연구성과는.
△세계 식품산업은 자동차, IT 서비스 산업보다 규모가 크고 문화·관광·의학·유통 산업 등으로 파급 잠재력이 높은 산업이다. 국내 식품산업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 지난 2008년도의 통계를 살펴보면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약 4조 달러로 이는 자동차의 2.5배, IT 서비스의 5.6배에 달한다. 현재 농정패러다임이 우리 인류의 건강과 소비자의 안전한 식탁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원료농산물의 생산에서부터 가공, 유통, 소비까지 모든 단계를 포함하는 식품체계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식품산업과의 연계성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식세계화를 위해 추진하는 연구개발 방향은 크게 3가지로 한식세계화 및 전통식품 산업화기술 개발, 전통(발효)식품의 기능성 평가 및 상품화 지원연구, 한국형 식생활문화 정립 연구를 꼽을 수 있다. 우선 한식세계화를 위한 자원 확보성과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의 전통향토음식을 집대성해 '한국의 전통향토음식'이라는 총10권의 책자를 발간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리법 표준화 및 다국어화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특허청과 MOU를 맺어 우리 전통향토음식관련 토종자원과 전통기술의 국제적 권리확보를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외국인의 식문화와 기호도에 맞는 메뉴발굴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아닌 문화권역별 해외 현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식에 대한 관능검사와 상품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을 대상으로 했고 올해에는 일본과 프랑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추진 중이다. 또 KOPIA와 연계해 대상국의 식재료, 조리가공기술, 식생활실태, 식행동 등의 식문화자원을 수집·데이터베이스 구축, 한식세계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한식이 건강식으로 세계인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한식 식단의 우수성에 대한 과학적 입증을 추진하고 있다. 한식 섭취와 비만, 대사성증후군과 같은 만성질환과의 관련성 구명하기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네덜란드 등 서구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리=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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