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대기업들이 미래 '먹을거리'로 2차 전지와 태양전지 등 친환경에너지 개발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상승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친환경산업 관련종목이 차기 증시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LG 한화 SK 포스코 웅진 등 대기업들이 화학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연일 발표하면서 관련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LG 석유화학계열사인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에 회사 앞날을 걸면서 업종 최선호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엔 해외 유명 자동차전문지가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업체'로 분류,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주로 떠올랐다. 연말까지 태양광 발전 소재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도 검토키로 해 시장의 기대치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몰리고 있다. 이날 LG화학은 2차전지 기대감으로 장중 내내 오름세를 보이다 마감 직전 하락반전해 전일 대비 0.16% 내린 32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며 "LG전자의 자동차용 2차전지 모멘텀과 액정표시장치(LCD)용 유리기판 등 성장성이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SK도 SK에너지의 2차전지 핵심 소재 생산을 위한 국내 공장 설립 등 본격적인 2차전지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신규사업 진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증권사들은 기존 영업가치에 2차전지 및 분리막 등 신규사업 가치 1조8000억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렸다. 신영증권은 18만원(기존 대비 13% 상향), 우리투자증권 17만원(21%) 미래에셋증권 16만3000원(11%)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SK에너지는 이날 보합(13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화도 이달 초 한화케미칼이 세계 4위 수준 중국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솔라펀 파워폴딩스'를 인수하면서 화제가 됐다. 전용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인수한 태양광업체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며 "한화를 다시 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한화케미칼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14%나 올랐다.
웅진도 석유화학 계열사인 웅진에너지를 통해 태양전지 생산의 필수 소재인 잉곳과 웨이퍼(태양열을 전기로 만드는 전단계제품)를 국내 태양광 업체에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4분기부터 본격 적으로 실적 호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대증권은 4분기부터 분기별로 약 20~30%의 이익증가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웅진에너지는 미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태양광 육성책이 다시 부활됨에 따라 이날 4%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초기단계에 불과한 이들 계열사의 사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현 주가 수준은 다소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친환경산업은 미래 성장업종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으나 본격적인 매출 가시화에는 선투자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시장의 기대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한 측면이 있어 당분간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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