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으던 브라질 주식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파이낸셜타암스(FT)는 12일 금융정보업체 EPER의 통계를 인용, 올 들어 브라질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러시아, 인도, 중국, 대만, 한국 등 다른 신흥시장에 유입된 것보다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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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보베스파지수 추이(위/단위:1000) 브라질 증시 외국계 유출입 추이(단위:10억헤알) <출처:FT> |
브라질 자본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무엇보다 지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증시 대표지수인 보베스파지수는 지난해 90% 넘게 치솟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4% 하락했다.
폴 비즈코 RBC캐피털마켓 수석 투자전략가는 "브라질에 대한 투자열기는 여전하지만 지난해 같지는 않다"며 "브라질 증시는 신흥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브라질로 향하던 국제 투자자본이 최근 인도네시아나 터키와 같은 새로운 신흥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연초 대비 21% 급등했고 터키는 13% 뛰었다. 채권시장의 투자매력도 뛰어나 인도네시아 채권시장에는 올해만 21억 달러가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브라질 증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금 유입 규모가 적어 브라질 증시가 최근 저평가돼 있는 만큼 오히려 지금이 투자적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PER은 보베스파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11.2배, 9.4배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다른 신흥국증시의 PER이 올해 11.9배, 내년에는 9.9배로 예상되는 만큼 브라질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 역시 브라질에 대한 투자매력을 다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샘 딘 바클레이스캐피털 자본시장 부문 공동 책임자는 "기관투자자들은 브라질의 펀더멘털을 낙관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 이후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증시는 다시 활황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채권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브라질 채권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18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서만 이미 28억 달러가 흘러들었다. 에드윈 구티에레즈 마베르딘애셋매니지먼트 채권 투자전략가는 "중국이나 인도의 국채금리는 5%대인 반면 브라질은 10~12%대로 브라질 국채의 수익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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