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다시 요동쳤다. 일부 지역에 제한된 돌발 악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중침체(더블딥)에 대한 공포감은 여느 때보다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불확실성이 지배하게 될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MSCI아시아퍼시픽지수는 1.5% 가까이 떨어졌다. 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 이상 빠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전날 뉴욕증시와 더불어 낙폭을 3%대로 늘렸다.
이와 달리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16개 주요 통화에 대해 모두 강세를 기록했다. 앞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전날 영국 런던 외환시장에서 15년래 최고치까지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같은날 하루만에 2% 이상 오르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반영했다.
네이더 나이미 AMP캐피털인베스터스 펀드매니저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서 "최근 글로벌 증시의 흐름에는 세계 경제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한동안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현상은 채권시장과 선물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은 장 중 한때 온스당 1200 달러선을 회복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003년 이후 최대폭 떨어졌다.
쓰치야마 나오키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지난 4월 이후 지속된 엔화의 강세행진이 잦아들지 않으면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일본 수출기업들의 생산ㆍ판매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증시가 급락한 것이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레그 기브스 RBS 외환투자전략가는 "미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는 있지만 최근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난 2개월간 지속된 랠리가 조정의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조정폭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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