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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억 달러짜리 바람 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은 누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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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1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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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박함 상징 바람을 '돈'으로 바꾸는 제주

 

   
 
(사진제공=제주도)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자리를 잡은 행원풍력발전소.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2017년 시장규모 2500억 달러, 연 30% 고속성장, 취업 100% 보장이라는 '꿈의 숫자'가 자연스러운 곳이 있다. 풍력발전시장이다. 국내 굵직굵직한 기업들도 앞 다투어 뛰어 들며 격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도 싼 이자로 돈을 내주며 전폭적으로 돕는다. '노다지'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거센 바람 덕택에 국내 풍력발전의 최적지라 꼽히는 제주를 취재해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돌과 함께 척박함의 상징이었던 제주의 바람. '돈'으로 변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거세게 부는 바람을 오히려 반기는 풍력발전 때문이다. 풍력발전 국내 최적지로 꼽히는 제주엔 12개소 66기의 거대한 프로펠러가 쉴 새 없이 돌며 바람을 전기로 바꾸고 있다.

여기에 풍력발전 6개소 34기도 시장 진입을 위해 워밍업을 하고 있다. 

풍력발전은 사업승인만 받아내면 꽤나 짭짤한 수익을 얻는 사업이라고 한다.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모두 사주는 덕분에 판로도 걱정이 없다. 시장성도 밝다. 덴마크의 풍력발전 컨설팅회사인 BTM은 세계 풍력발전 시장규모를 2007년 310억 달러에서 2017년엔 8배 이상 증가한 2500억 달러로 전망했다.

투자여건도 좋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저렴한 이자로 대출을 받아 투자한 뒤 5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때문. 내구연한이 평균 20년임을 감안할 때 나머지 15년은 그대로 수익이 되는 구조라고 제주도 관계자는 전한다.

석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전기 생산 시스템이 아닌 친환경 산업이라는 칭찬도 듣는 사업이다. 인건비 부담이 적은 곳이 풍력발전이다. CCTV를 활용하는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풍력발전에 뛰어든 사업자도 다양하다. 제주도, (주)한국남부발전, 에너지기술원, (주)한신에너지, (주)STK에너지 등 지방정부와 정부기관, 사기업 등이다. 모두 1953억 원을 투자해 131MW의 전기 생산 용량을 갖고 있다.

전기를 다른 지역보다 비싸게 팔 수 있는 곳이 제주다. 해저케이블로 타 지역 전기를 받아 제주에 공급하는 탓에 만년 적자인 전력거래소 입장에선 웃돈을 쥐어 줘도 이익이다.

효율성도 좋다. 강원도의 경우 겨울추위로 인해 한겨울엔 가동이 힘든 약점이 있지만 제주는 '연중무휴'다.

제주에선 바닷바람을 이용하는 해상풍력발전사업도 허가가 떨어졌다. 최대 난관으로 불리는 소음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해상풍력사업엔 (주)ENC가 9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가장 덩치가 큰 제주삼달풍력발전소의 성적표는 어떨까.

이곳은 (주)한신에너지에서 783억 원을 투자해 33MW 발전용량을 갖추고 지난 해 9월 완공됐다.

지난 7월 한 달간 이 발전소는 모두 6억2576만원 어치의 전기를 생산해 팔았다. 전기를 판 가격도 1KW당 162.13원으로 타 지역 평균 113.28원 보다 48.85원 높게 받았다. 

조기석 제주도 미래전략산업과 과장은 "잠시 유보됐지만 제주는 2020년까지 모두 500MW급 용량의 풍력발전사업을 허가해 줄 계획"이라며 "풍력발전으로 도내 전력수요 20%를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종철 제주대 일반대학원 풍력특성화협력과정 주임교수는 "풍력발전 시장은 '무한대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 "전 세계 사용량의 0.5%만 감당하고 있는 수준인 풍력발전시장이 조만간 20%대까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kjt@aj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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