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보다 펀더멘탈 질량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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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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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주식시장의 화두는 경기와 기업이익 등이 순환적으로 둔화되는 모멘텀 약화의 불확실성이다. 경제와 기업이익으로 구성되는 펀더멘탈을 사람의 기본적인 '체력'으로 비유한다면 모멘텀은 바로 일정기간, 기간의 '컨디션'으로 볼 수 있다. 기본적인 체력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일일 컨디션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한 바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은 경기둔화 우려, 기업이익 정점 가능성 등 일시적으로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이런 불안감을 더욱 자극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상황이다. 미국경제는 빠르게 회복되는 듯 보였지만 여전히 고용시장은 불안하고, 부동산 경기는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진정된 듯 보이지만 신용위험을 제외한 실물경제의 침체 정도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 중에는 지난주 발표된 중국 수출, 수입증가율이었다. 7월 중국수출은 1,455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글로벌 수요가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반응은 무덤덤 했다. 오히려 예상과 달리 감소한 중국 수입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7월 수입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22.7%를 기록해 지난 5월 48.3%를 정점으로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는 동안 선진국 수요는 빠르게 경색되었다. 이렇게 선진국 수요가 침체되어 있던 기간에 수요회복을 견인한 것은 신흥국 소비, 특히 중국의 활성화된 내수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수입이 둔화될 가능성을 엿보인 것은 글로벌 투자자가 불안감을 느끼기 충분했다.

다만, 중국 수입둔화는 단기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소비는 미국의 절반 수준에 육박해 있고, 2010년 중국경제 성장에 최종소비의 기여도가 높아지는 현상처럼 개선의 여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우리기업으로써는 여전히 성장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 모멘텀 둔화가 우려되지만 우리 경제와 기업의 질량은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 변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까지 기업들의 실적을 되돌아 보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사상 최대이익을 기록한 수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호황국면이었던 2003~2007년에도 거두지 못한 성과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가 가능할 수 있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줄 아는 우리 기업의 탁월한 관리능력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제시되는 모멘텀 약화, 경기둔화 가능성 등에 현혹되기 보다 과거와 달리 업그레이드 된 우리 경제와 기업의 질량에 높은 점수를 줄 필요가 크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펀드의 환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안한 시장상황을 피하고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영향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지나쳐서는 안될 것은 우리기업과 주식시장의 성장성이다. 글로벌 신용위험이 등장해 외국인 주식매수가 소극적인 면이 없지 않았지만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는 상황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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