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서울광장 조례개정안 처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13일 본회의를 열어 종전 허가제였던 서울광장 사용을 신고제로 바꾸고, 집회나 시위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는 이번 개정안이 시의회를 통과해 시로 넘어올 경우 오세훈 시장이 사실상 거부권에 해당하는 재의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진다. 시의회 내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이번 개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처리 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서울광장에 정치집회가 허용되면 단체가 아닌 일반 시민은 광장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라며 "시에서는 재의 요청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밝혀 조례안이 통과하면 재의 요청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이 재의를 요청할 경우 시의회는 이를 재상정해 시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개정안은 효력이 발생한다. 현재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전체(114명)의 3분의 2가 넘는 79명에 달해 시에서 재의를 요청해도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광장 조례안에 따르면 '시민들의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으로만 한정한 서울광장 사용목적을 '시민들의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공익적 행사 및 집회와 시위의 집행 등'으로 확대했다.
또 광장사용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었다. 시 관계자는 "상위법인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20조)'에 따르면 공유재산을 사용·수익하는 자는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서울광장은 '도로'로 공유재산에 해당하는 만큼 조례개정안이 상위 법령에 위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광장 조례안과 함께 본회의에 상정된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1실5본부8국의 시 조직을 1실8본부5국으로 바꾸는 서울시 직제개편은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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