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 미국산 쇠고기 규모가 올해 상반기 5만7000여t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외교통상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미국 농무부의 '가축 및 육류 무역통계'를 통해 올 상반기 한국 수출 쇠고기는 모두 5만7409t(1억2656만5000파운드)으로, 지난해 상반기 2만8152t보다 10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6만3817t)의 90%에 해당하는 물량이 올해 상반기에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이 같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모는 멕시코, 캐나다,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매달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월 7501t에서 2월 60174t로 줄어들었다가 3월 6800t, 4월 8803t, 5월 1만2899t에 이어 6월에는 1만5232t을 기록했다.
6월 한 달 동안 미국이 전 세계에 수출한 쇠고기 전체량이 9만2785t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쇠고기 수출량의 6분의 1 정도가 한국으로 판매된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연말까지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가 10만t을 넘어서고 지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 이전 수준으로 수입량이 거의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을 발표한 뒤 한국에선 이를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발생,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겪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한 격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이후 몇년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05년 489t, 2006년 582t, 2007년 3만5343t, 2008년 6만8989t, 2009년 6만3817t 등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함에 따라 이런 동향이 내달 하순께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해소를 위한 실무협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미국측은 향후 FTA 실무협의에서 자동차 문제와 함께 쇠고기 수입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내 일부 인사들은 월령 30개월 미만인 쇠고기만 수입하는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완전개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내에는 최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문제를 내세워 한국 소비자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짐 밀러 미국 농무부 차관은 최근 한 통상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궁극적으로는 한국 쇠고기 시장의 완전한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쇠고기 시장의 완전개방이 한미 FTA 의회 비준동의의 전제조건이 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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