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엔' 에이스케, "엔고는 美 달러 때문"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일본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엔화의 초강세 행진이 악화된 미국 경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스터 엔'으로 불리며 일본에서 환율 분야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69·사진) 전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담당 재무관은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에 엔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른 후 한 동안 같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며 "연말에는 증시의 약세와 함께 엔화 강세 기조도 더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7.9% 상승하며 주요 통화 가운데 최고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엔·달러 환율이 1995년 7월 이후 최저점(엔화 고점)인 84.73달러까지 떨어지며 앤화는 달러화에 대해 15년래 최강세를 기록했다.
 
엔고 현상으로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도요타와 혼다, 캐논 등 일본의 대표적인 수출기업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캐논의 경우 엔·달러 환율이 1엔 하락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68억 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마땅히 내놓을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 회복세의 둔화에 맞서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이스케는 "엔고로 인한 일본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어떤 대응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이번주 엔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동할 예정이라고 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이타메닷컴에 따르면 일본 의회 의원의 3분의 1 이상은 간 나오토 총리가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엔·달러 환율이 109엔대를 맴돌았던 2004년 3월 이후 외환시장에 대한 개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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