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저축은행들의 2009회계연도 실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 저축은행들은 당초 예상보다 선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제일저축은행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2009회계연도(2009년 6월~2010년 6월)에 147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회계연도 당기순이익 308억원보다 52.1% 급감한 금액이다.
푸른저축은행도 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푸른저축은행의 순익 규모도 전 회계연도 161억원에서 절반 가량 줄었다.
동부저축은행은 지난 회계연도 86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18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채권 매각 손실과 대손충당금 적립액 증가가 가장 큰 순익 규모 감소 요인"이라며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하는 게 맞지만 현 상황에서 이 정도면 선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다음달 중순까지 이번 회계연도 결산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도 현재 실적을 발표한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괜찮다는 반응이다. 당초 저축은행권은 캠코의 대규모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매입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저축은행들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저축은행권은 회계 결산 마감 직전인 지난 6월 말 4조4000억원(이자 포함)의 PF 채권을 2조8000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결산 실적에는 저축은행권 전체에 1조6000억원 가량의 채권매각손실이 반영됐다. 게다가 캠코 매입 채권 가운데 90% 이상이 대형 저축은행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업계 전체적으로는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미리 대비를 해온 대형 저축은행들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산 성장만큼 순익도 성장해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데 대형 저축은행 대부분이 순익 감소를 대비해 유상증자를 했기 때문에 BIS 비율도 어느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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