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개미투자자는 결국 개미일 수밖에 없어요."
최근 증권을 주제로 한 인터넷 강의에서 한 강사가 전문가와 비 전문가의 주식 투자 사이클을 비교하며 했던 말이다.
강의의 핵심은 이른바 큰손들이 이익을 보고 주식시장을 빠져나가면 개미들이 주식을 사기 시작하고, 큰손들이 투자를 시작하면 개미들은 주식을 팔기 시작한다는 것. 씁쓸하고 잔인하지만 자연의 섭리처럼 당연한 것이라고 강사는 표현했다.
최근 그런 섭리를 깨기 위해 인터넷에는 종목과 관련한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알짜배기 정보들만 모았다는 인터넷 동호회도 있고, '1%만 알고 있는 정보', '대박내는 정보' 등을 내세우는 채널도 우후죽순 생겼다. 이런 정보열풍(?)은 투자 성공의 핵심은 정보력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미는 개미일 수밖에 없는 모양일까? 확실하다는 정보가 넘쳐나는데도 주식시장에서의 희생은 늘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몫이다. 투자 동호회의 경우 증권사나 자문사로부터의 정보를 통해 뜰 종목을 추천하고, 동호회 회원들이 단체로 매매에 나서 수익을 뽑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일반 개인회원들을 선동해 뒤늦게 뛰어들도록 만들기 때문에 몇몇 동호회 회원들만 이득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메신저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사칭해 루머에 대한 의견을 뿌리는 등의 수법으로 주가를 쥐락펴락 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개미가 피해를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분위기지만, 상황이 이쯤 되면 뭔가 찜찜하기 그지없다.
정확한 정보를 골라내고 본인의 판단에 기인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투자자들의 몫이다. 누군가 얻으면 누군가 잃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의 근본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선행매매나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이 너무 느슨한 것도 사실이다. 메신저와 동호회를 이용해 투자자들의 손해 보기 싫어하는 심리를 교묘히 악용하는 가짜 전문가들을 솎아낼 특별한 대책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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