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SH공사가 중간관리자를 위한 3급통합정원제를 실시하며 하위직 현장직원 축소와 상위직 확대 등을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7일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SH공사가 지난 2005년부터 현장인원 확보와 승진적체해소를 위해 '3~6급 통합정원제'(이하 3급통합정원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시행 결과 상위직인 3급인원의 비중이 2004년에 비해 작년까지 49.6% 포인트 증가한 반면 4급 이하 하위직인 현장직원의 비중은 오히려 11.4% 포인트 감소했다.
문제가 된 통합정원제는 승진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업무수행과 관련해 일정 직급의 정원을 통합 관리하는 제도로 주로 현장실무를 담당하는 4~6급의 하위직이 감소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SH공사는 현장 실무인원을 확충한다는 이유로 지난 2005년 3급통합정원제를 도입하고 1~2급으로 임명하던 팀장을 1~3급으로 확대하하는 한편 작년에는 팀 내 단위 업무를 총괄하는 파트장 직위를 신설해 3급을 임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간관리자인 3급이 팀장이나 파트장의 직위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되어 도입 이전에 팀 내의 단위업무만을 담당하였을 때보다 3급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고, 작년말 현재 3급 223명 중 팀장이 44명, 파트장이 48명에 이르렀다.
또한 3급통합정원제을 실시하며 4급에서 3급으로 근속승진을 할 수 있게해 3급 인원이 증가하며 인사적체를 일으켰다. 실제로 SH공사는 3급통합정원제 도입 후 2006년 3급 승진인원수를 3급 결원의 2배수로 정하고 결원 10명의 2배인 20명을 3급으로 승진임용하는 등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급에서 3급으로 127명을 승진임용했다.
이에 따라 3급 이상 상위직의 비중이 2004년 말 34.6%(221명)에서 작년말 46.0%(305명)로 증가한 반면 4급 이하 하위직의 비중은 2004년 말 61.8%(394명)에서 2009년 말 50.4%(334명)로 감소해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인원이 줄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SH공사와 유사한 경기도시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의 경우, 3급 인원이 각각 47명과 37명으로 총인원의 11.8%와 11.7%에 불과하며, 3급 이상 상위직의 비중은 17.4%와 18.2%인 반면 4급 이하 하위직은 75.3%와 78.0%로 운용하고 있어 인사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3급통합정원제를 계속 유지할 경우 매년 3급 인원이 증가해 3급의 인사적체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3급 이상 상위직도 증가하게 돼 결국 현장 실무 인원이 감소하는 비효율적인 직급별 인원구조로 사업능력 또한 저하될 것을 우려하며 SH공사 측에게 이에 대한 보완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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