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65개사를 분석해 발표한 '2010년 상반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이들 상장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3조117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79.66%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도 2분기 영업이익은 16조808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6.53%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인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실적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건설업황 부진으로 금융과 건설업종의 이익이 크게 훼손된 데 따른 것이다. 전반적인 '실적 잔치' 속에서 업종별 양극화도 심해진 셈이다.
◆ "비용감축 차원 넘었다"…절대이익 레벨업
분석 대상 상장사들의 상반기 매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15.11% 증가했다.
올해 들어 경제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상장사들의 제품경쟁력이 크게 강화된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80%가량 커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매출에서 매출원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나온다.
판매관리비는 고정비용 성격이 강하기에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상당 부분 매출원가를 감축함으로써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판관비는 어느 정도 고정된 비용으로 잡히기에 매출이 15%가량 증가하면 영업이익은 그 이상으로 급증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순이익은 13조7980억원에서 30조9374억원으로 갑절 이상 급증했다.
작년 상반기 높은 원.달러 환율로 환차손이 생겼던 부분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순익이 급증한 요인이 꼽힌다. 여기에 해외 자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낸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략팀장은 "법인세를 감안하면 영업이익보다 순익이 적은 게 정상적이지만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를 중심으로 해외투자에서 실적을 거둬들이면서 지분법 이익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건설부분 리스크, 단기이익 훼손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전분기인 1분기와 비교할 때 2분기 순이익은 19.10%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8.99%에서 6.84% 떨어졌다.
한국거래소 측은 "주택건설 경기의 침체가 지속하고 공공부문의 발주물량이 감소하면서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대손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건설업종과 금융업종 순익에 직격탄이 됐다. 2분기 금융업의 순익은 1조1882억원으로 1분기(3조2531억원)의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건설업순익도 1조1558억원에서 258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력요금 인상이 지연되면서 한국전력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탓에 부진한 전기가스 업종은 2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도업종으로 거론되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등은 큰 폭의 이익증가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실적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김성봉 팀장은 "증시에서 건설과 금융의 이익이 기여하는 부문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체 상장사들의 이익모멘텀 측면에서는 (건설, 금융의 부진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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