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33년간 은행원으로서의 길만 걸어온 오순명(55·사진) 우리은행 인천영업본부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차별를 받았던 적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실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오 본부장은 실제로 서울 압구정과 연희동에서 지점장을 맡는 동안 경영평가 전국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감출 수 없는 '1등 본능'으로 그는 현재 인천영업본부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지난 18일 인천 남구 도화동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이에 대해 얘기 들어보았다.
-인천영업본부장으로서 그 동안의 성과를 꼽는다면.
"인천지역 전 직원들을 상대로 도전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은 점이다. 처음 이 곳에 부임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이 침체된 조직 분위기였다. 이는 인천이란 도시 및 인구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거주민 중 인천 토박이가 많지 않다보니 회사나 지역에 대한 애정이 쉽게 생길 수가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직원을 독려했고, 실제 서울 본점에서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의 물꼬도 터 직원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줬다."
-앞으로 인천지역 영업지점들이 풀어야할 숙제는?
"올 초 31개의 영업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선정된 구호가 있다. '우리는 바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는 것. 이 구호는 거꾸로 인천지역본부가 도약하기 위해 필히 극복해야하는 약점을 내포한다. 이 점만 극복한다면 올 상반기 비록 전국 경영평가에서 30개 영업본부 중 15위를 했지만 하반기에는 1등도 무난할 것으로 본다."
-여성 리더로서 가장 큰 강점은.
"여성성은 기본이고 남성성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으로서 조직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보다 더 남성화가 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성과 남성성, 양쪽 카드를 모두 쓸 수 있다는 점을 내가 인지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겼을 때 진정한 리더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본부장이 되기까지 부딪힌 난관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2005년 서울 연희동 지점장이었을 때 일이다. 연희동이 부자가 많이 거주하는 동네인데 반해 지점이 너무 낡아 리모델링이 시급했다. 이를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면 지점장으로서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산 미편성 등을 이유로 본점 허가가 안 떨어지자 안면이 전혀 없던 부행장님을 찾아가 직접 담판을 지었다. 큰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는 만큼 이후 결과에 대해 내 직위를 걸어야 했고 지금까지 회사 생활에서 가장 큰 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외벽을 멋지게 고침으로써 실적이 급증한 것은 물론 당시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위기를 모면했다."
-금융 분야가 여성에게 적합한 이유는.
"금융은 곧 서비스로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는 일이 관건이다. 따라서 '사람'을 연구하는 일이 금융에서도 중요하고 이를 위해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측면을 활용한다면 그 효과는 당연히 배가 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오늘날 소비의 주체는 여성으로 갖가지 트렌드를 움직이며 금융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각 가계에서 재테크 관련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람도 여성이기 때문에 이러한 여성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고 본다.
sommoyd@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