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앞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현대건설 주주협의회가 보유하고 있는 이 건설사 보통주 일부를 취득하기 위해 공개매각 절차에 참여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취득 시기나 규모를 확정하지 않아 이번 공시를 선언적 수준으로 한정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나 회사채발행으로 당장 현대건설 지분 취득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향후 자금조달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주가는 매각설 확산으로 19일까지 5거래일만에 14.59% 급등했다. 증권가는 이러한 오름세에 대해 모기업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현대증권을 매물로 매각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배경으로 들었다.
반면 이 회사 주가는 현대건설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공시한 다음날인 20일 5% 넘게 떨어졌다.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로 자금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19일까지 현대증권 주가를 끌어올렸던 루머를 현대증권이 이번 공시로 일축했다는 것이다.
공시 전만해도 증권가에는 현대그룹에 맞서 현대건설 인수전에 함께 뛰어든 현대자동차그룹ㆍ현대중공업그룹 간 현대상선 지분 교환설이 돌았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 주식 7.22%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인수한 다음 이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다시 넘기는 것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이후 현대그룹 경영권을 확보한다면 현대중공업이 현대증권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다음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팔아야만 이 시나리오는 이뤄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고 해도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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