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프런티어] "우리은행의 '오다르크'로 불러달라"

  • 첫 지점장땐 女상사라 무시…전국 1위 달성에 직원들 인정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오순명 우리은행 인천영업본부장은 인생의 멘토가 따로 없다. 대신 조직 내에서 여자 선배가 먼저 갈고 닦은 길에 무임승차하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2~3배의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자신 스스로를 멘토로 삼아 '오다르크'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오 본부장은 "프랑스에는 잔다르크가 있듯 난 내 이름의 성을 따 '오다르크'로 불리길 바란다"며 "우리은행의 태생 자체가 당시 민족자본 형성이란 목적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그러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일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전형적인 '탱크형 리더'라고 말하는 그는 "처음 지점장이 됐을 때 여자 상사라고 깔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들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실적으로 전국 1위를 달성하고 나니 부하직원들이 절로 따라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인천영업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자신의 또 다른 별명으로 '인다르크'를 꼽았다. 인천지역에서 잔다르크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주변 지역에 위치한 수많은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오 본부장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여성의 잠재력을 깨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인천지역의 경우 30개가 넘는 영업본부 중 관리자급 여성은 1명 뿐으로 이들 사이 동기부여가 절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레 겁을 먹고 중도 포기해버리는 여자직원에게 도전의식을 불어넣는 중"이라며 "특히 워킹맘이 일과 양육을 두고 고민할 때 난 과감히 둘 다 해낼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도 나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단 한번도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 본 적이 없다"며 "공사(公私)를 철저히 구분한 결과 아랫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은 물론 직장 상사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픈 경우조차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업무에 몰두한다는 오 본부장에게서 일에 대한 투철한 책임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오 본부장은 자신을 제외한 멘토로 남편을 꼽았다. 신용보증기금 경인지역의 일을 맡고 있는 남편이야말로 자신의 업무를 잘 이해해주며 각종 의사결정시 자신이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꼼꼼히 짚어주기 때문이다.

오 본부장은 이어 "멘토의 유무보다 스스로 끊임없이 자기관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1등을 향한 승부근성으로 하루하루 업무를 충실히 해 나가다 보면 어느 덧 리더의 자리에 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mmoy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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