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라
강신장 지음, 쌤앤파커스, 2010
사실 하늘 아래 온전히 새로운 것은 별로 없다. 훔치고 결합하는게 창조에 이르는 길이다.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결코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이 없다. 그들 역시 끊임없이 뭔가를 찾고, 남의 아이디어를 훔치고, 색다르게 조합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들이 한 창조다. 지극히 창조적이라고 하는 시인이나 예술가들 또는 세계적인 CEO도 그럴진대 하물며 일반사람들이 훔치고 빌리는게 당연하다.
시와 음악, 미술, 공연 등 예술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여기서 바로 창의력이 나온다. 『오리진이 되라』는 이러한 갈증에 목마른 사람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마다 영감의 불씨를 지펴줄 자극제가 필요했던 사람이라면 환영할 만한 영감의 재료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삼성의 씽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에서 8년간 지식경영실장으로 재직하며 지식과 감성을 연결하는 크리에이티브탱크 역할을 했다. 대한민국 최대의 CEO 커뮤니티 ‘SERICEO'를 기획하고 만들어 1만명 이상의 경영자들을 연회비가 100만원을 호가하는 ‘창조경영 학교'로 등교시킨 유혹의 달인이기도 하다.
저자가 창조의 정점에서 찾아낸 답이 바로 ‘오리진(origin)!’이다. 더 나은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세상에는 ‘오리진’과 그 나머지 사람이 있다. 스스로 처음인 자, 게임의 룰을 만드는 자, 새 판을 짜는 자, 원조(기원)가 되는 자, 그리하여 세상을 지배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창조하는 자, 그가 바로 오리진이다. ‘나머지’는 오리진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게임의 규칙 안에서 서로 피터지게 싸우는 이들이다.
이제는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기본전제다. 이 화두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저자는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비즈니스는 물론 미술, 음악, 와인,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를 들어 시종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이유는 베이스캠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베이스캠프 높이가 예외 없이 해발 3,000m 이하였다. 하지만 요즘은 보통 5,200m에서 6,000m 이상에도 베이스캠프를 친다. 남은 거리는 이제 3,000m가 채 되지 않는다. 순 등정거리가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든 것이다. 물론 옛날에도 베이스캠프를 높이 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었다. 다만 그 당시 사람들은 그 정도 높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결국 창조를 완성하는 것은 ‘실천’이다. 창조가 아이디어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그 앞에 ‘전략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25세에 이미 죽어버리는데 장례식은 75세에 치른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새로운 생각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실천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기에, 그 위험과 싸우기보다는 지레 포기하고 안주해버리는 세태를 경고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도 오히려 독이 될 지경이다. 특히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숙명적인 고민을 안고 사는 경영자들은 매 순간 ‘창조 아니면 죽음’이라는 절박함 속에 산다. 남의 아이디어를 훔칠 때 선별의 기준이 필요하다면 워런 버핏이 여기에 팁을 제공한다. “특정분야를 연구한 후에는 다른 모든 것들을 폭넓게 공부해야 한다. 전문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50대 50으로 나눠 독서해라” 진작에 사놓고 먼지만 쌓여가는 시집에 저절로 눈길이 간다. 이젠 손길이 갈 차례다. -끝-
* 기획회의 277호 (2010.8)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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