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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장린 아시안게임 금빛경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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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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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아시아 수영의 대들보인 박태환(21.단국대)과 중국 장린(23)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벌일 금메달 경쟁은 더욱 볼만하게 됐다.

박태환과 장린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윌리엄 울렛 주니어 아쿠아텍센터에서 열린 2010 팬퍼시픽수영선수권대회에 나란히 출전했다.

애초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태평양 연안의 수영 강호 4개국이 중심이 돼 시작한 대회인데, 비회원국 선수들도 출전해 기량을 겨룰 수 있어 박태환과 장린도 도전장을 던졌다.

둘에게는 아시안게임 전초전이기도 했다.

박태환과 장린이 이번 대회에서 기량을 겨룬 것은 자유형 400m와 1,500m다.

자유형 200m에도 둘 다 참가신청은 했지만 장린은 출전하지 않았고 박태환만 뛰었다.

세 종목 모두 박태환과 장린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다툴 종목이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장린은 자유형 1,500에서 웃었다.

박태환은 21일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올해 세계 최고 기록이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개인 최고 기록인 3분44초73에 레이스를 마쳐 2006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이징 올림픽 때 세운 개인 최고 기록 3분41초8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장린보다는 2.18초가 빨랐다.

장린은 3분46초91로 동메달을 땄다.

박태환과 장린은 예선에서 0.22초 차이로 전체 33명 중 1,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올랐지만, 결국 박태환이 특유의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로 장린의 추격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박태환은 장린이 4월24일 자국 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3분44초91을 깨고 자유형 400m에서 올해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되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되찾았다.

장린은 박태환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3분41초86의 당시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할 때, 3분42초44에 터치패드를 찍어 은메달을 땄다. 당시 시상식에서 분해 눈물을 보였던 장린은 이후 자신의 방에 박태환의 사진을 걸어 놓고 매일 보면서 경쟁심을 키워왔다고 한다.

그리고는 박태환이 예선 탈락했던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분41초35로 아시아 기록을 새로 쓰면서 3위를 차지해 박태환을 넘어섰다.

하지만 박태환은 아시안게임이 불과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벌인 이번 대회 맞대결에서 다시 완승을 해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로마 세계대회에서 자유형 200m, 400m와 1,500m에 출전해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했던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통해 1년 전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할 만하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첫날 자유형 200m에서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개인 최고 기록(1분46초27)으로 은메달을 땄다. 

로마 참패 이후 대한수영연맹은 박태환의 후원사인 SK텔레콤스포츠단과 특별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초에는 마이클 볼(호주) 코치를 전담 지도자로 영입해 호주에서 두 차례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등 박태환의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절치부심했다. 이제 그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박태환은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형 200m부터 400m와 1,500m까지 금메달을 휩쓸어 3관왕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유형 200m와 400m만큼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금빛 전망'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장린의 기세 때문에 자유형 1,500m에서 `1위 지키기'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1,500m에서 15분13초91의 저조한 기록으로 전체 8위에 머물렀다.

반면 장린은 박태환보다 15초가량이나 앞선 14분58초90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자유형 200m를 치르고 나서 1,500m까지 뛰느라 체력 부담이 있었고, 베이징 올림픽과 로마 세계 대회 자유형 1,500m에서 거푸 금메달을 딴 우사마 멜룰리(튀니지)와 페이스를 맞추려다 레이스 운영도 말렸다고는 해도 장린과 격차가 너무 컸던 것은 다소 걸리는 부분이다.

더구나 장린은 지난해 로마 세계대회 자유형 800m에서 자신의 우상인 그랜트 해켓(호주)이 4년 동안 갖고 있던 세계 기록을 무려 6.53초나 앞당긴 7분32초12의 새 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장거리 쪽에서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박태환과 장린의 대결은 이들을 전담 지도하는 호주인 코치 마이클 볼과 데니스 코터렐의 대리전 양상까지 띠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베이징 올림픽 3관왕인 호주 여자 대표 스테파니 라이스 등을 길러낸 볼과 호주 수영 영웅 그랜트 해켓의 옛 스승인 코터렐은 묘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세계적 수영 지도자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우승과 함께 이번 대회 출전 종목을 모두 마친 뒤 "장린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아시안 게임에 대비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장린은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것 같았다. 어쨌든 같이 경쟁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이어 "자유형 1,500m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기간 세 종목 모두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다시 준비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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