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화학주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새로운 주도주에 등극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8월 간 화학 업종의 전체 수익률은 11.81%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한화케미칼(47.32%), OCI(39.96%), 대한유화(30.04%), 호남석유(29.01%), 금호석유(24.0%), SK에너지(18.64%), LG화학(14.54%) 등 상당수의 화학 업체들이 두 자리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일엔 한화케미칼, LG화학, 제일모직, 금호석유. 호남석유. 코오롱인더스트리, OCI, 대한유화 등 화학종목이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으로 봐서 확실히 주가 수준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업황이나 증시상황을 고려하면 일부 종목은 아직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이어 LG화학, 제일모직, 호남석유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 단기 실적전망·주가수준 양호…'新주도주'
전문가들은 화학주의 저평가 매력과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부진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대신할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하게 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화학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다른 섹터보다 덜 떨어질 것으로 보여 투자가 몰렸고 결론적으로 틀린 결정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황상영 미래에셋 리서치센터장은 "화학업체들은 철강, 조선과 같은 경기에 민감한 산업재와 IT나 가전제품과 같이 수요에 민감한 소비재보다 투자하기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이 크다"며 "업황 자체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지만 IT의 공백을 메워준 차악(惡)으로 주목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화학업종의 신사업 청사진도 주가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는 데 큰 몫을 했다. 화학업체들은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인 2차전지나 태양광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중대형 2차전기 기업으로 대대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세계 4위 태양광 업체인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해 사업 다각화의 기반을 닦는 데 성공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빠르게 갖춰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태양광 주로 떠올랐다.
여기에다 호남석유는 말레이시아 타이탄 사에 이어 해외업체 2~3곳을 더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호석유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 엇갈리는 추가상승 전망···'흐름 이어진다' VS '지켜봐야'
화학주의 추가상승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추가 상승을 지지하는 쪽은 단기적인 조정이 있더라도 3분기까지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들은 당분간 화학을 대체할만한 투자 대안이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백영찬 SK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합성고무 가격이 반등하고 있고 9월 중양절부터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이익개선이 예상되는 데다가 아직까지는 화학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가 싼 편이라 3분기까지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며 LG화학과 호남석유를 추천했다.
황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에 유동성 측면에서 화학주에 대한 관심을 꺾을 만한 대단한 이벤트가 없다"면서 업황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석유화학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통적인 화학업종보다는 재료 부문이 포함된 LG화학이나 제일모직의 이익변동성이 낮아 더 안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좀 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측에는 국내 증시 주도주 변화나 중국 경기를 좀 더 지켜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 수석연구원은 "더이상 화학업종 주가가 싸다는 느낌은 없다"며 "사실 업황 자체를 보면 1분기를 고점으로 3분기로 갈수록 저점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원은 "거의 모든 화학주가 단기간에 이만큼 상승했으니 당연히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9월 중에 IT 업종이 주목을 받으면 소외될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12차 5개년 계획을 어떻게 발표할 지가 구체화된 후에야 화학 업종의 전망이 밝은지 확신할 수 있다면서 특별한 호재가 없다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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