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중국의 임금상승 추세로 외국 기업들의 엑소더스(대탈출) 조짐이 나타나자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지역 국가들 사이에 합종연횡 바람이 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동남아지역 국가들이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기반시설 업그레이드에 나서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지역 주요 국가 제조부문 월 평균 임금(왼쪽·2009년 기준)/동남아 주요 국가 노동인구(2010년 기준·단위:백만명) <출처:WSJ> |
프레데릭 노이만 HSBC 아시아지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지난 15년 동안 외국기업들의 놀이터로 기능했지만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주변국들도 외국기업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지역 국가들은 외국기업들의 투자처로 각광받았던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동남아지역이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 가운데 두드러진 게 저임금 노동력이다. 6억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이 지역의 월 평균 임금은 200 달러 안팎으로 중국(413 달러)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대에 뒤쳐진 법제와 기반시설,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부패 등은 골칫거리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임금인상 및 복지개선을 요구하는 중국 노동자들의 시위 여파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이에 동남아지역 국가 지도자들은 최근 공동시장 구축을 위해 2015년까지 생산기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숙련 노동자의 이동이 더 자유로워지고 통관 절차도 간소화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을 통해 캄보디아와 태국, 베트남, 라오스를 잇는 도로와 철도도 개설할 예정이다.
반 소우 엥 캄보디아 봉제협회 회장은 "동남아지역 국가들의 협력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을 10개국으로 이뤄진 한 지역이 아니라 여러 주로 구성된 한 국가처럼 만드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며 "이는 중국에서 더 많은 외국기업을 끌어오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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