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스팩 ‘큰손’부상···'새 수익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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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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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펀드 시장의 불황을 스팩 투자로 돌파해보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이 가지고 있는 스팩들의 주식 총수는 579만이 넘는다. 특히 신한제1호스팩의 경우는 지난 17일 17.34%의 지분을 확보해 KTB자산운용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부자산운용은 히든챔피언제1호스팩 지분도 19.22% 가지고 있다. 우리스팩1호에는 18.64%, 동양밸류오션스팩에는 10.70%의 지분을 확보한 것을 밝혀졌다.

KTB자산운용도 스팩 지분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투자한 자금이 총 650억원이 넘는다. KTB는 신영해피투모로우제1호스팩과 히든챔피언제1호스팩 지분을 15.00%,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을 13.16%, 신한제1호스팩을 14.55% 확보했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희석율, 예치율 등 정량적인 내용과 스팩에 참여하는 이사진의 이력 등 평가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팩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UBS자산운용과 드림자산운용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한화에스브이명장제1호스팩 지분을 10.23% 가지고 있다. 드림자산운용은 히든챔피언제1호스팩을 9.94% 가진 주주다.

또 스팩에 집중 투자하는 공모펀드도 등장했다.

동부자산운용은 스팩에 집중 투자하는 `동부 SPAC증권투자신탁 제1호[주식혼합]`를 지난달 6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스팩 발행 주식을 50%이상 편입하되 초기 기업공개(IPO) 되는 스팩을 편입한다. 상장된 스팩을 적정가격에서 저가 매수해 단기 급등할 때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쌓는다.

이처럼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는 스팩이 가진 안정성 때문이다.

스팩의 경우 공모가 수준에서 매수했을 경우 합병 전이나 합병에 실패할 경우라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만큼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홍현기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의 사례에 비추어보면 스팩이 재상장할 때 공모가 대비 평균 15.4% 수익을 냈다"며 "한국에서도 제도 도입 초기 스팩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주요 수익원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등장했다.

손미지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팩은 투자자 입장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고, 증권사 입장에서도 합병 실패 시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며 "반면 합병 성공 후 수익으로 인식되는 시점에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스팩은 금융투자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향후 합병 의사 결정과정에서 ‘입김’이 강해질 수도 있다. 피합병 기업이 가시화됐을 경우 주식매수청권 행사 등을 통해 합병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용어설명
스팩이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장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조건으로 상장한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말한다.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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