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북미 자동차 판매 지분법이익은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을 초과하기 시작해 미국시장이 국내 완성차 업계를 블루칩으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HMC투자증권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 체제가 수익성 위주로 개편돼 브랜드 이미지만 얻고 이익은 내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현대차ㆍ기아차 등 자동차 사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강영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북미 법인의 지분법 이익은 전년 419억원에서 올해 6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법인 지분법 이익 추정치도 4300억원을 넘는 수준인데다, 내년 북미 지분법이익은 9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예상외의 실적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체질 개선의 결과로 판매방식 개선이 주효 요인이라 분석했다.
기존 북미 자동차 시장은 공급자 위주의 시장으로 재고축적을 인센티브와 무이자 할부, 렌터카 판매 등을 통해 판매를 유지해 오면서 가격 경쟁력 정책을 써왔었다.
이에 2008년 재고일수는 87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당 인센티브 역시 3720달러로 두번째로 높았다. 그해 미국 빅3 자동차 업계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올 상반기 재고일수는 61일로 감소, 인센티브 역시 3300달러로 축소돼 대규모 흑자를 달성했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기존 재고축적 방식의 공급자 위주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수요 중심의 시장으로 선회, 이에 불필요한 가격경쟁이 축소돼 마진폭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역시 인센티브 축소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원가구조 개선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중첩돼 북미에서의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강 연구원은 "미국은 자동차 업체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어서 수익이 나지 않는 제로썸 시장으로 인식돼 왔다"며 "이제는 북미 시장 이익률이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있는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7월말 현대차그룹의 미국 재고일수는 37일로 산업평균보다 훨씬 낮다"며 "차가 없어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할만큼 경쟁력이 탁월하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 인수전에 현대차가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물부담) 이슈가 현대차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리고 있다.
UBS증권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부정적 영향이 반영되기는 했지만, 연말까지는 인수합병 관련 물량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현대차보다 기아차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반면, 다이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로 최근의 주가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
인수 가능성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지난 2009년말 진행됐던 자사주 매입으로 3개월 후 주가가 13.9% 반등했고 이번 자사주 매입도 곧 완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이달 베이징 현대차의 판매량은 5만5000대로 지난달보다 15% 증가할 것"이라며 "엘란트라(아반떼)와 신형 엘란트라인 위에둥(悅動.Yuedong)이 연비효율 차량으로 분류되면서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된데다 이달 중순 신형 베르나를 출시한 것도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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