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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조선업계 "반갑다 슈퍼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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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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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슈퍼엔고에 국내 자동차와 조선 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 때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85엔대가 깨지는 등 급상승했다.

엔화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금융완화 장기화 전망이 나오면서 약세를 면치 못한 유로에 대해서도 한 때 106엔대에 거래돼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엔화 가치가 최근 3개월 사이에 10% 가까이 상승하는 '슈퍼 엔고' 현상은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자동차 및 조선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였다. 

먼저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쌍수를 들어 엔고 현상을 반기고 있다.

비록 도요타ㆍ혼다 등 일본 기업들이 지난 3차례의 극심한 엔고현상을 겪으면서 해외 공장을 늘리는 등 내성이 생겼다지만, 엔고가 이들에게 악재임은 분명하다.

미국 SU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업체들은 슈퍼 엔고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ㆍ기아차는 2.4DOHC 엔진을 장착한 수출형 스포티지R을 미국 시장에 출시, 파상공세에 나섰다.

엔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5월 기아차 스포티지 판매량은 전달보다 30% 가량 증가한 229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투싼ix 역시 5월에만 4377대가 팔리면 15% 가까운 판매신장세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현대ㆍ기아차는 5월 판매실적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면 도요타ㆍ혼다ㆍ닛산 등 일본 빅3의 점유율은 일제히 하락, 전월보다 2.4%포인트 하락한 33.0%에 그쳤다.

도요타의 경우는 '리콜사태' 이후 시작된 인센티브 여력이 줄면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국내 조선업계도 엔고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신조선 수요가 회복되면서 발주가 늘고 있지만, 일본 조선사들은 15년 만에 찾아온 엔화강세와 강재가격의 상승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이에 반해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상대적인 원화 약세를 바탕으로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30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대만 에버그린은 오랫동안 일본 조선사들과 거래를 해왔지만, 선가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국내 업체인 삼성중공업으로 발길을 돌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굴지의 조선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은 고베조선소의 상선사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협력사들과 인원 재배치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조선협회 관계자는 "엔화 강세로 일본 조선사들은 '수주공사 손실 준비금'을 늘려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에 따라 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수출기업들도 있다. 반도체ㆍ전자ㆍ디스플레이 등 IT업체들은 일본에 핵심부품 및 제조장비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엔 환율이 오를수록 부품 비용이 증가하는 역풍을 맞고 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운영장비 국산화율은 7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원천기술 취약으로 핵심 부품소재는 상당부문은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LCD 패널 핵심 부품인 'TAC필름'은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다.

박세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불안과 중국의 일본 국고채 매입으로 엔화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만약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진다면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80엔대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수출기업들은 유연하고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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