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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거제 둔덕기성' 사적으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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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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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시대 성(城) 축조 방법 알 수 있어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문화재청은 경상남도 거제시 둔덕면에 위치한 '거제 둔덕기성(屯德岐城, 일명 폐왕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제 509호)으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거제도 서편에 있는 둔덕기성은 7세기 신라시대 성(城)의 축조 방법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그동안 이 성은 고려 의종의 유폐지로 알려져 '폐왕성'이라 불렸다. 1934년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통영군지'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 32권 거제현 고적조(古跡條) 등등에 '둔덕기성'이라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벽은 삼국시대 처음 만들어져 고려시대 때 보수공사를 거쳤다. 따라서 축성법 변화 과정을 연구하는데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또 인화문(印花紋) 토기와 상사리(裳四里) 명문기 등 다양한 유물이 함께 출토됐다.

이는 신라 문무왕때 설치된 상군(裳郡, 행정도시 성격)과 경덕대왕 거제군의 치소성(治所城, 지금의 군청 소재지)으로 추정된다.

고려사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에 따르면 고려 의종(毅宗, 1146~1170)이 3년간 거제도에 유배됐고, 조선 초 고려 왕족들이 유배된 장소로도 기록돼 있다.

이 성은 당초 의종이 거제도로 유폐된 후 축성된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1999년 지표조사, 2004~2009년 시굴·발굴 조사, 2009년 학술세미나를 통해 신라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동문(東門)이 '현문식(懸門式, 성벽의 외면에서 바라볼 때 凹형태)'으로 돼 있고, 체성(體城)의 축조장법이 다른 산성에 비해 정연하다는 점과 집수지의 규모로 볼 때 이 성은 관방·치소·유배지 등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둔덕기성이 이번에 사적으로 제정된 만큼 앞으로 거제시와 협력해 국민과 함께 가꾸고 향유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보존·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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