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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현대차, ‘형님의 여유’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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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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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월말이다. 곧, 내달 1일이면 늘 그렇듯 8월 자동차 판매 실적이 나올 것이다. 이달에도 이변이 없다면 내수 시장에서는 기아차가 K·R시리즈를 앞세워 선전, ‘형님’ 현대차를 바짝 위협했을 것이다.

지난달처럼 ‘쏘나타의 굴욕’이라는 식의 업계의 ‘뒷담화’도 계속될 수 있다. 현대차 역시 하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준중형 신형 아반떼를 이달 출시했기 때문에 분명 일정 정도 이상 선전했을테지만 말이다.

르노삼성·GM대우·쌍용차 및 수입차 업체들도 이렇다 할 신차는 없었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기존 점유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현대차도 50%를 넘던 점유율이 40%까지 떨어지자 위기감을 느낀 모양이다. 최근 만난 한 현대차 마케터는 “최근 ‘쏘나타의 굴욕’이라는 기사가 나오는 걸 보고 회사 내에서 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르노삼성.GM대우는 물론 외부적으로 같은 회사인 만큼 기아차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현대차의 이 같은 조바심은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든다. ‘형님’답지 못하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이 올 초 뉴 아반떼 출시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르노삼성 뉴 SM3를 겨냥, ‘10년 전 유럽 모델’이라고 비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맡형”이라며 “현대차가 국내외에서 잘 되야 경쟁사도 잘 될 수 있다는 필요성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산 대수 같은 물리적인 측면에서 현대차가 2위로 밀려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생산량의 차이가 있는 만큼 현대차가 아무리 장사를 못하더라도 내수 1위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어디까지나 한국자동차산업의 ‘큰형’이다. 내수 시장보다 훨씬 더 큰 해외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국내 완성차 회사들이 ‘그냥 커피’라면 현대차는 ‘티오피(TOP)’인 셈이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일부러 대충 팔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만은 무리한 경쟁을 자제하는 ‘조금의 여유’가 아쉽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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