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진정한 상생경영"이라고 강조한다.
LG디스플레이의 상생경영은 600여개에 이르는 협력사와 함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상생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생이라는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의 특성에 따라 설비, 정비, 재료, 부품 등 후방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생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으로 업계 전체가 사상 최악 경영위기에 직면했던 지난 2006년 경영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구매부문에서 단순 단가인하보다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인식변화)'를 통해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권 사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협력사를 방문해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상생활동은 잘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또 분기마다 상생 현장을 방문해 상생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환율로 어려움을 겪던 협력사들이 원할 경우 달러로 결제해준 것도 이런 과정 등을 통해 나온 상생활동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디스플레이산업에서 장비ㆍ부품 업체의 역할은 단순 하청업체로 치부할 수 없다"면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장비ㆍ부품 등을 전산상 등록된 협력사 200여개사(1차 협력사)를 비롯한 국내 협력사 위주로 대체하고, 제품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근본적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으로 보고 상생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맥스캐파·민로스 등 노하우 전수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국내 전자업계 최초로 상생협력 전담조직을 신설해 상생활동을 강화했다.
그 결과 백라이트(BLU) 협력사의 경우 전년 대비 1인당 생산성이 평균 52% 개선되고, 공정 불량율도 평균 5%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핵심역량인 '맥스캐파(Max Capa), 민로스(Min Loss)' 즉 생산능력 최대화와 불량 최소화 등의 노하우를 중소 협력사에 전수하고, 설비관리ㆍ검사 시스템 개선ㆍ디펙트 엔지니어링ㆍ품질 정합화 분야에 정통한 임직원을 협력회사에 파견해 지원하고 있다.
백라이트ㆍ반도체 등 부문별로 만든 상생팀이 협력사로 직접 가서 생산활동을 점검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하고 있다.
또 원자재 협력회사 모임인 '트윈스 클럽(Twins Club)'과 설비 협력사 모임인 '베스트 클럽(BEST Club)'을 운영하고, 해마다 10월이면 상생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협력사와 스킨십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그동안 생산성, 품질 분야에 집중해온 상생협력 활동도 기업경영 및 관리 역량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협력사들에 대한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을 지원하고 재무관리, 경영기획, 인사관리 등 경영스킬도 전파하고 있다.
아울러 지적 재산권 소송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특허 관리 컨설팅도 지원키로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협력사의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기술개발 등을 위해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고 금융과 회계, 법무 등 경영지원 분야로 상생을 확대 전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재무 안정화 기여
LG디스플레이는 패밀리 기업대출, 네트워크론, 상생보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우수 협력사 또는 유망 업체에 약 1200억원 자금을 지원하며, 협력사 재무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4월 56개 협력사와 '공정거래 하도급 협약'을 체결, 그해 10월부터는 협력사 결제 대금을 100% 현금으로 정했다. 그 결과 2008년 10월 이후에는 현금 결제 비율이 99%에 달했다.
협력사에 대한 직접 투자도 확대해 지난 2008년부터 티엘아이ㆍ아바코ㆍ뉴옵틱스 등 협력사에 유상증자 참여, 주식 취득 방법으로 약 57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LCD업계 전반적으로 글로벌 원자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상황에서 협력사 지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에 맞는 원활한 부품 수급체계를 갖출 수 있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사례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구매 시스템 전산화를 통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협력사와 업무 창구를 'e-VOS(Voice of Supplier)' 시스템으로 일원화하고, 공정한 심사기준과 합리적 절차에 따라 협력사를 선정하기 위한 선정기준을 마련해 구매담당자 주관적 판단이나 부정한 청탁 등을 배제시켰다.
최근에는 최고생산책임자(CPO) 산하에 '구매센터'도 신설했다. 구매센터 신설을 통해 구매혁신은 물론 원활한 부품 수급체계를 위해 협력사 지원 등 상생 활동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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