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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현 장비 국산화율은 66%로 향후 예정돼 있는 9세대 생산 설비에서는 이를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세부 장비의 완성 단계에서는 매주 한 번씩 현장 점검과 회의를 통해 스퍼터 설비를 계속 뜯어고칩니다. 때로는 치열한 논쟁도 오갑니다. 아바코의 설비 구현 능력과 LG디스플레이의 욕구와 경험이 한데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스퍼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퍼터(Sputter)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각 제작 과정으로 옮겨주는 대형 장비다.
그 과정에서 LCD 창에 전도체도 입히기 때문에 장비는 먼지 하나 없이 진공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매우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게 된다.
현재 구미에서 스퍼터를 생산하고 있는 아바코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개발한 순수 ‘메이드 인 코리아’ 기술로 제품을 생산 중이다.
조만간 경기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으로 옮겨져 8세대 추가 투자 라인에서 LCD ‘수출 일꾼’으로 일할 예정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아바코는 처음에는 일본 업체들과 제휴해 기술을 들여오는데 주력했다. 스퍼터를 생산하기 위한 최고 수준의 청정 기술을 습득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당시 장비의 국산화율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스퍼터는 대부분 일본과 미국 등 업체에 의존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아바코로서는 스퍼터의 국산화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공장에는 라인에 맞는 다른 장비들이 필요하지만 외국 업체들은 그 요구를 다 맞춰주지 못하는데다 일본 장비들은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았다”며 “더구나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중소 협력업체의 성장이 중요한 만큼 출범 초기부터 협력업체와의 장비 공동 국산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스퍼터의 국산화는 지난 2004년 시작됐다.
윤병한 아바코 진공엔지니어링(VE) 사업부 이사는 “아바코가 2004년 국책 과제로 스퍼터 제작을 맡게 되고 그와 동시에 LG디스플레이에서 스퍼터를 제작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시간과 공정을 제공하면서 2006년에 처음으로 국산화된 스퍼터를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아바코는 지금까지 4대의 스퍼터를 공급했으며, 앞으로 4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LCD 제작 공정은 항상 변한다. LCD 패널을 현장에서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 기술진과의 조율이 없으면 장비는 고철 덩어리로 전락하고 만다.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이 없었다면 국산화는 물론 현재의 정상적인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의 현재 장비 국산화율은 66%다. 향후 예정돼 있는 9세대 생산 설비에서는 8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장비 국산화 노력에 힘입어 협력업체 대부분은 코스닥에 상장될 정도의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윤 이사는 “산업구조가 세분화되고 이를 대기업이 다 도맡을 수 없는 만큼 협력업체와의 협업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상생경영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비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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