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 수시 배치표 배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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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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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입시학원들이 대학 수시모집에 맞춰 학교·학과 배치 참고표(수시 배치표)를 배포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는 수시 배치포 배포에 따른 대학들의 반감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은 30일 "학생부와 모의·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토대로 한 수시 배치표가 수험생을 오도할 위험성이 크다"며 "조만간 교육과학기술부와 논의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학가 상당수 대학은 학원들이 배포하는 수시 배치표가 학생부와 수능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규정해 '점수 줄세우기'식 관행을 고수, 시험점수 이외 다양한 측면을 두루 보고 학생을 뽑자는 수시모집 제도를 무력화할 것이란 반응이다.

예컨대 논술과 면접 반영률이 70%가 넘으면 내신이 떨어져도 얼마든지 역전할 가능성이 있는데, 무조건 일정 수준을 못 넘으면 지원이 안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는 것이다.

대교협은 이와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현재 학원의 배치표 작성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양정호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지원 가능 여부는 각 대학 입학처나 대교협의 대입상담센터에 문의하는 게 최선"이라며 "학원들의 상업 경쟁에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홍보 캠페인 등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강대 이욱연 입학처장은 "일부 수능 최소학력을 빼면 적정 점수대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입학설명회에서 설명하지만 정반대의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 이는 교육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수시 배치표의 폐단을 지적했다.

수시 배치표는 수시전형이 활성화된 2000년대 초반 대형 입시학원에서 많이 배포되기 시작했고 현재 수시 배치표는 학원은 물론 일선 고교에서도 입시 자료로 쓰이고 있다. 올해는 이달 들어 학원가에 나돌기 시작했다.

경기도의 한 일선 고3 교사는 "학생들이 지원에 앞서 자기 위치를 알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아 수시 배치표가 다소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참고 자료로 많이 본다"고 전했다.

대학들이 수시 배치표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 데는 수시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배치표의 이 같은 영향력을 더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계속 방관하면 대학들의 학생 선발권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수능점수에 의한 대학의 서열화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게 대학들의 우려다.

그러나 주요 학원들은 대학들의 이 같은 반발에도 수시 배치표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배치표에 대학광고를 실을 수 있는 데다 학교·학과별 수준을 정하며 대학입시 전반에 큰 영향력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의 김경범 교수는 "각 대학의 다양한 선발방식을 획일적인 기준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학원들은 배치표가 단순한 참고 자료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이사는 "정확도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정보가 없으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shu@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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