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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낙마에 경제부처 공무원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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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3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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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 현실로
산업계 미칠 악영향 우려
부처직원 사기저하 고충도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과천 경제부처가 술렁이고 있다. 관료들의 로망이었던 한 경제부처 장관 내정자가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끝내 낙마하자 설마 설마하던 일이 현실화된 데 대해 적잖은 당혹감이 읽히고 있다.

30일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이 내정자의 낙마에 대해서 가타부타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내심 끓어오르는 회한을 삭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 최고 권력층에서 공무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태에서 이 내정자의 낙마가 자칫 공무원 전체 사회에 대한 부도덕성으로 비쳐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도 읽힌다.

폭풍의 진원지격인 지경부는 이 내정자의 자진사퇴 소식이 알려진 전날 침통함 속에서 차차 평상심을 되찾아가고 있다. 악화된 여론이 돌아서기를 기다리면서 자그마한 끈이라도 놓지 않으려던 지경부는 전날 설마가 현실화되자 패닉상태에 가까웠다.

경기회복을 선봉에서 이끌었던 경제부처의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장기 선장 공백 사태가 산업계에 가져올 악영향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장관 내정자에서 낙마한 이재훈 전 차관이 전·현 정권에서 요직에 중용되면서 정통 관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던 터라 과천 공무원들의 상심은 더 컸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최경환 현 장관에게 후임 장관 인선시까지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것을 지시하면서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지경부 내부에서는 좀처럼 구겨진 자존심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한시적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채로 업무에 임해야 하는 최 장관 역시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후임자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를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에서 시급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외부행사 참석을 자제해 온 그였다. 또다시 국정을 챙겨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최 장관으로서는 헐거워진 운동화의 끈을 다시금 조여매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추락할 대로 추락한 부처 직원들의 사기를 추스리는 일도 최 장관에게 부여된 임무다.

경제부처에만 20년 넘게 근무해 온 한 공무원은 "지금은 공무원들에게 명예가 중시되는 풍토도 사라진 지 오래다"면서 "현 정부들어 공무원들을 하도 닥달하는 통에 사기저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경제부처 국장급 간부도 "이 내정자가 관료생활을 훌륭히 해 온 것 만큼은 분명하다"며 "지금은 관료가 되려면 명예를 금과옥조처럼 챙기는 사명감없이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과천 경제부처 장관에서 물러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임식에서 "누구나 평생 일을 해야 할 것이며, 장래에 대한 불안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면서도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유정복 신임 농식품부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신임 장관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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