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최근 증시를 압박했던 미국 경제 더블딥 우려가 완화되며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57포인트(1.77%) 오른 1760.1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6월3일 이후 최대폭으로, 그간 하락폭을 만회하려는 모습이었다.
아시아 증시도 안도감에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76%, 대만 가권지수는 0.24% 상승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1.61% 올랐다.
지난 주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 경제를 위해 필요할 때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데다,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 더블딥 우려를 완화시키며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정책적인 대응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코스피도 상승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거래일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현저하게 부진했음에도 미국증시가 반등하고 주택건설업종지수가 3.6%나 오른 것은 이미 주택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적극적인 대응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
또한 일본 역시 최근 들어 엔화강세가 심화되고 일본증시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자, 경기부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가조정을 야기했던 경기 불안요인들은 오히려 주요국들의 정책적인 대응을 앞당길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내주까지 미국의 소비자기대지수, ISM제조업지수, 실업률 등 생산·소비·고용 등 미국의 경제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경제지표 발표일정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의 지표에 따라 당분간 국내증시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하방경직성은 일단 강화된 것으로 보고, 추가적인 지표 발표를 통해 지수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은 강화됐으나 이 때문에 당장 주식시장이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거나 반등의 연속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정부정책의 발표시기와 효과에 대한 불투명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 추이를 고려할 때 주식시장도 경제지표 발표 결과와 투자심리의 변화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불규칙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발표되는 지표를 살펴보며 변동서 장세의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도 경기지표에 대한 확신이 서 있지 않은 상태다.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의 동반 하락세가 계속되는 만큼, 급락할 가능성은 적지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광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의 둔화와 부동산 시장의 둔화 등을 고려하면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의미있는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시차가 3~6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동행지수 하락도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일부러 경기 과열을 억제하고 산업을 구조조정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실물 경제지표가 나빠지는 속도나 폭이 금융위기 때보다 완만하고 중국 정부가 소비부양을 시도하고 있어 경기선행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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