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이석연·조무제 등 거론
국정공백 가능성 차단 고육지책
유인촌·최경환 장관 당분간 유임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청와대는 후임 국무총리 인선 기준과 관련해 국정 핵심기조인 '공정한 사회구현'에 걸맞은 인사를 최우선 기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청와대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총리와 장관의 사퇴를 받아들였다"며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솔선수범을 재차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리 후보자의 낙마 사태가 재발할 경우 이 대통령이 천명한 '공정한 사회'의 가치가 퇴색할 뿐 아니라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솔선한다는 것은 다소 불편하고, 자기희생이 따를 수도 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밝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 만큼 후임 총리 역시 공정한 삶을 살아왔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처럼 새로운 인사 콘셉트가 정해짐에 따라 원점에서 후보군을 물색하면서 도덕성 검증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총리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군은 비교적 경력 및 주변 관리가 잘 되는 것으로 평가받는 전직 관료나 법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재산이나 논문 검증 등에서 다소 취약했던 정치인과 학자 출신이더라도 이미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검증을 문제없이 통과한 사람들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러한 기준에서 총리 후보로는 김황식 감사원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조무제 전 대법관,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우선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김진선 전 강원지사, 이완구 전 충남지사, 정우택 전 충북 지사,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도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 이재훈 지식경제 장관 내정자의 자진사퇴와 관련, 유인촌 문화부 장관과 최경환 지경부 장관을 당분간 유임시키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지식경제부 장관은 현 장관이 계속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인사는 적정 시점에 할 것이고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후임자를 내정했던 부처의 현직 장관을 당분간 유임시킨 것은 이번 낙마사태로 인한 국정 공백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재호 특임장관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5명의 장관 후보자와 조현오 경찰청장 등 2명의 청장 후보자에 대해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들 외에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진수희 보건복지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도 임명장을 받았다.
kyw@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