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지난 25일(현지시간) 폴크스바겐 마틴 빈터콘 회장은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매우 강력한(very very serious) 경쟁 상대”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폴크스바겐은 제네럴모터스(GM), 도요타와 함께 세계 ‘톱3’로 군림하고 있다. 제휴사인 스즈키와 합할 경우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했다. 그런 폴크스바겐이 현대·기아차를 직접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6년 글로벌 생산량 375만대에서 3년 만에 100만대를 추가한 지난해 478만대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이뿐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계획된 신흥 시장 생산 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오는 2012년에는 총 65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게 된다.
이 추세대로라면 ‘톱3’도 수년 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이 지난 4월 부산모터쇼에서 “세계 ‘빅3’ 진입도 자신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이은 사상 최대 실적 행진= 지난해부터 현대·기아차의 상승세가 무섭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꾸준한 품질 경쟁력 상승과 도요타.GM 등 경쟁사의 ‘자멸’ 때문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상반기에만 총 276만대를 판매하며 포드를 제치고 사상 첫 글로벌 판매 5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연초 목표로 잡은 540만대 생산.판매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베르나,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등 각 국가별로 대거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회사 내부에서는 2010년 목표 상향 조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지난달 말 열린 회사 IR에서 “하반기 목표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 시장 본격 공략 나선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자신감은 신흥시장에서의 두드러진 활약으로부터 나온다.
중국 베이징에 현대차 제3공장 착공을 서두르는 것도 생산이 판매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도 현대차는 지난해 56만대를 판매하며 큰 폭 성장했다.
인도는 현재 연간 자동차 수요가 200만대 수준이지만, 자동차 보급률이 1000명당 12명에 불과해 전문가들은 오는 2016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브라질·러시아 시장도 마찬가지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은 지난 1~7월 188만2000대가 판매되며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올해 예상치는 340만대로 오는 2014년에는 500만대 이상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차는 이달 초 중남미 지역 최초로 신차(투싼ix) 대규모 시승회를 열었다. 오는 2012년으로 예정된 브라질 공장 완공에 앞서 상승 무드를 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올해 160만~170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는 러시아 시장은 러시아 자체 뿐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및 동유럽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라는 측면에서의 의미도 있다.
한편 미 시장조시기관 글로벌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를 포함한 신흥시장의 자동차 예상 판매량은 3445만대로 전 세계 예상 판매량(6610만대)의 절반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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