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아일랜드 은행들이 향후 수개월간 250억 유로(320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증 채권 만기를 맞게 되면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아일랜드 은행들이 다음달부터 수개월 사이 250억 유로의 차환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유로존 금융권을 주목하게 됐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한 채권 담당자는 "모든 투자자들이 9월 채권시장을 주시하고 있지만 기대감이 적어 거래가 부진하다"고 말했다.
유럽지역 은행들은 올 들어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채권시장 접근을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 5~6월 유로존 재정위기가 극에 달하면서 국채나 회사채 금리가 급등, 채권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지난 7월 이후에는 스페인 등 일부 유로존 은행들이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최근 아일랜드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금 조달 비용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24일 아일랜드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고 투자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자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와 아일랜드 국채의 금리차는 최근 기록적인 수준으로 벌어졌다.
로버트 크로슬리 씨티그룹 채권금리 부문 투자전략가는 "독일 국채와 아일랜드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이 사실만으로도 유로존 경제가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채권시장의 강한 수요와 저렴한 자금 조달비용 혜택을 볼 수 있는 유럽지역 은행은 일부 대형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로히스 찬드라 라잔 바클레이스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아일랜드와 스페인 은행들은 9월 차환 채권 발행 부담이 크지만 이들이 언제, 어느 정도의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될지 우려된다"며 "다른 은행들처럼 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만기를 얼마나 늦출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nvces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