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어마켓 호조세... 아시아 디커플링 심화되나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최근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소 이머징 시장'(프론티어마켓)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들의 선방이 눈에 띄고 있다.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중심으로 한 프론티어마켓에 베팅하는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관찰되면서, 아시아 증시와 선진 시장의 디커플링 논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지난주에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증시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도ㆍ태국ㆍ필리핀 증시 역시 연중 최고치를 높이며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역시 연중 고점 대비 하락률이 3.03%에 불과한 반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 국 증시는 연중 최고점 대비 10%가 넘는 조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아시아 증시의 선전은 아시아 전체의 경제 상황이 선진 시장 대비 양호해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이들 국가로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역내 수요의 확대가 선진국발 총수요 둔화 우려를 다소간 완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해지면서 아시아권과 선진 증시간의 디커플링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역내 수요가 선진국 수요둔화를 우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과 선진국의 수요대체로는 미흡하다는 전망이 그것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역내 수요 창출이 활발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아시아 증시가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아시아의 펀더멘털이 양호해 향후 지속적인 디커플링도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론으로 연결된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아시아 전체의 펀더멘털이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펀더멘털상 개별 국가간 차별화가 있음에도 이들 권역의 전반적 상승세가 관찰되고 있어 해석이 분분하다"며 "최근 인도네시아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인 위험도 대비 금리가 높아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이들 국가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전했다.

작년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외국계 자금이 쏠렸지만, 현재는 채권을 중심으로만 유입되고 있고 주식시장으로의 이동은 중단된 상태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자금이 이들 국가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인도, 태국 등이 일부 국가에서 불안정했던 정치적 이슈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자원과 성장성 등이 부각되는 긍정적 뉴스가 흘러나오면서 자금이 이들 국가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이 넘치는 외환 보유고를 재분배하면서 동남아권으로 자금을 재배분시키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덧붙였다.

특히,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들 국가의 증시 선방을 펀더멘털과 연결짓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프론티어마켓으로 최근 새로운 펀드가 조성이 되고 있고, 자금이 이들 국가쪽으로 새롭게 집행되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면서 "특별히 이들 국가의 전반적 펀더멘털의 양호함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경제성장률과 증시의 연관관계 자체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반드시 주식시장 수익률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아 펀더멘털과 주식시장의 연관성보다는 밸류에이션 등 다른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에 주식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기적으로 주가와 성장의 상관관계는 낮아 향후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여력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에 불과했지만, 코스피는 49.7%나 올랐다. 반면, 올해 성장률은 5.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코스피는 강보합에 그쳤다. 성장률 둔화 국면에서 주가가 오르기도 한 것이다.

물론 성장 둔화가 주식시장에 호재일 순 없지만 급격한 경착륙이 아니라면 소폭의 경기 둔화는 충분히 내성이 길러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최근 국내 밸류에이션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통화는 충분히 팽창돼 있는 반면, 자산 버블 논란은 거론조차되고 있지 않는 상태"라며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도 함께 낮아져 채권 대비 주식시장의 상대적 매력도는 높아져 있다"고 전했다.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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