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코스피가 1800선을 넘으면 '버블'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등 매력적인 요소도 있지만 해외시장 움직임에 따른 변동성과 지정학적 요인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세계 경제 여건이 취약해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도 악화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1800선을 넘게 되면 버블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상대적으로 낮은 코스피의 PER은 매력적이다. 구용덕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한국 증시의 PER은 8.9배로 세계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MSCI월드인덱스의 11.7배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낮아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FT는 수출의존적인 경제 구조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중국의 소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역시 올 하반기 사업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휴대전화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90% 줄었다.
코스피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HSBC와 인베스코, JP모건 등은 2008~2009년 5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가 만회하기도 했다.
FT는 또 북한과의 갈등이 언제든 고조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특히 천안함 사건으로 지난 5개월 동안 코스피가 11% 추락쀨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FT는 한국 증시가 2008년~2009년의 유동성 부족과 수출 감소로 고전했을 때 통화스와프와 중국 경기부양책 등 외부 요인에만 의존했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통화스와프는 외환 부족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는 계약을 말한다.
이밖에 FT는 한국의 주식거래가 거래 계약 단위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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