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8·29대책이후 시장 여전히 관망세… 하락세는 진정

  • 매도자는 시간 여유 갖고 매수자는 추가대책 기대로 분위기 조용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 밀집지역. 문은 열려 있지만 한산한 모습이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8·29 부동산 대책' 발표 3일째인 31일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는 반면 가격 하락세는 진정 국면에 들어간 것이 뚜렷했다.

내년 3월까지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사실상 해제하는 등의 강도 높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지만 시장은 아직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일대 아파트단지.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한가한 모습이다.     

이곳 동아아파트 앞 에머럴드빌딩에 있는 동천태양공인중개사무소 박찬식 대표는 "정부의 8·29 대책 발표이후 시장의 가격 하락세는 멈춘 것 같은데... 그렇다고 거래가 살아나지는 않는다. 관망세가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서로 급할 것 없는 매도·매수자
8·29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은 시세 하락이 멈췄다.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및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이 각각 2년, 1년 늘어나면서 매물 처분에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 매도자들이 더 이상 가격을 낮춰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 분당 정자동의 인텔리지공인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문의 전화가 늘어나는 등의 시장 반응은 거의 없다"며 "DTI가 풀렸지만 매수인들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주택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매수자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갈현현대홈타운 82㎡의 매매가는 1억9500만~2억2500만원으로 지난 6월에 비해 1000만원 하락했으나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동천태양공인 박 대표도 "오히려 발표 전에는 이런 저런 문의가 있었지만 대책 발표 이후에는 문의가 줄어든 것 같다"며 "매수세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DTI를 전면적으로 해제하고 보금자리주택을 축소하는 등의 추가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DTI 해제 제외된 강남3구도 조용
DTI 규제 해제 지역에서 제외된 서울 강남3구의 시장 상황은 다른 수도권 지역보다 더 조용하다. 당초 DTI 규제가 풀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지 않아 시장 참여자 모두 시큰둥한 반응이다.

강남구 도곡동 참조은부동산의 최영호 공인중개사는 "대책이 발표됐지만 매매 문의는 거의 없다"며 "근본적으로 수요자들이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생각으로 쉽게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침체국면에 있는 시장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컨설팅업체 굿멤버스의 김인만 대표는 "부동산가격 추가하락 우려가 아직 크고 집 가진 가난한 사람을 뜻하는 '하우스푸어(House Poor)'가 화제가 되는 등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은 적다"며 "하지만 8·29대책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추가 하락을 어느 정도 막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xixilif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